주주권 행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하이트진로가 퇴직 임원에게 지급하는 퇴직 일시금과 위로금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삼진제약의 이사 보수 한도 역시 "너무 높다"고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일 하이트진로의 정기 주총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임원 예우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하이트진로는 김 대표의 재선임 관련 "전문경영인으로서 주류 업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을 잘 이끌었다"며 "지난해 테라와 진로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영 성과 창출에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업 가치 훼손 이력으로 인해 내부 규정상 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대 사유를 설명했다. 하이트진로가 직접 구매하던 맥주 캔을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며 이른바 '통행세'를 지급하는 등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가 상정한 퇴직금 지급률과 특별위로금 지급 조항 규정 관해선 "과도한 보상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퇴직 임원에게 월 평균 보수액 x 재임 기간 x 지급률(배수)을 퇴직 일시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지급률은 회장은 5배, 부회장은 4배, 사장 이하는 3배로 책정했다. 퇴직 위로금으로는 재임 기간이 5년 이상이면 퇴직 당시 기본연봉의 100%를 주기로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진제약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반대했다. 삼진제약은 지난 20일 정기 주총을 열고 이사 7명에 대해 30억원의 보수 한도를 책정했다. 지난해 9명, 30억원에 비해 1인당 평균 보수 한도가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보수 한도는 동일하지만 1인당 보수 한도가 대폭 상향돼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와 삼진제약이 상정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모두 통과됐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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