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손석희 언급…'관심돌리기' 수법인가

입력 2020-03-25 09:20   수정 2020-03-25 10:18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여성들의 성착취 동영상과 사진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이 관심 돌리기에 나섰다.

조주빈은 25일 오전 8시 검찰 송치로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JTBC) 사장님, 윤장현 (전 광주)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주빈이 이름을 언급한 인물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조주빈에 쏠린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른사람들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손석희 사장은 JTBC 대표이사이자 지난해 11월까지 JTBC 간판 뉴스인 '뉴스룸' 앵커로 활약했다. 진보 성향의 언론인으로 꼽혀 왔다.

김웅 기자는 프리랜서로 지난해 손석희 사장을 상대로 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손 사장은 김 씨가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신 JTBC 정규직 채용과 거액을 요구했다며 공갈미수 및 협박 혐의로 맞고소했던 인물. 이에 올해 초 손석희 사장은 약식기소, 김웅 기자는 정식 재판으로 넘겨진 상태다.

윤장현 시장은 의사 출신으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광주 시장을 역임했다. 조선대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광주에서 병원을 개업해 광주 시장까지 당선됐다. 인천에서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진학한 것으로 알려진 조주빈과 연결고리가 없는 만큼 갑작스러운 언급에 "무슨 의도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주빈은 "홍어는 제외한다", "-하노" 등 특정 정치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쓰는 말투를 '박사방'에서 써 왔었고, 해당 커뮤니티에 학보사 기자 시절 사용하던 메일 주소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게 확인되면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내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피해자가 74명,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조주빈 일당이 자신들을 신고한 여성에게 보복하기 위해 이 여성이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을 찾아가 살해 계획도 세운 혐의도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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