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밤 대국민연설을 통해 "오늘 자정부터 21일 동안 인도와 모든 인도인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한다”며 “코로나19와 싸울 유일한 방법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도인 전체 13억5000만명에게 이동과 경제활동을 멈추라고 명령한 것으로,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정부도 시행하지 않은 '초강수'다.
모디 총리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21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21일간의 봉쇄령을 따르지 않으면 당신의 가족은 21년의 시련을 마주할 것이고, 일부는 영영 비탄에 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 22일 하루 동안 전국의 통행 금지를 실시한 바 있다. 이후 여러 주와 지역이 자체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
이번 봉쇄령으로 인도에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모든 외출이 처벌 받게 된다. 식료품점, 병원, 약국, 은행 등만 운영할 수 있다. 비필수적 경제활동은 중단해야 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공장 가동도 멈추게 된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562명,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확진자가 수십 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증가세가 가파르다. 중국,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여전히 감염자가 매우 적은 편이지만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의료 인프라가 허술해 강력한 예방책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공중보건 전문가 라마난 랙스미나라얀은 "인도 인구의 20%인 3억명 가까운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도 전국 봉쇄령, 상점 폐점 등 초강경책을 펴고 있지만 누적 확진자가 20만명, 사망자 1만명을 웃돌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스페인은 이날 나토에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나토는 "스페인이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진단기, 마스크 등을 요청해왔다"고 했다.
독일은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인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중환자를 받아들였다. 이날 독일 동부 작센주 라이프치히 공항에 이탈리아 코로나19 환자 6명이 도착해 근처 병원에서 치료가 시작됐다. 독일의 다른 주들도 이탈리아에서 환자를 데려와 치료할 계획이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영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옥스퍼드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간 보이지 않게 바이러스가 전파됐다고 분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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