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SK그룹은 올해 공채로 70%뽑고, 내년은 30%를 공채로 뽑을 계획이다. 점차 공채 비율을 낮추고 수시채용비율을 높여갈 것이다.”
양동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HR지원팀 프로젝트 리더(PL)는 “2020년은 SK 수시채용의 과도기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각 계열사마다 회사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직무에 따라 특정시점을 두지 않고 연중 상시로 뽑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지난해 7월초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순차적으로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양 PL은 ”최근 신입사원 가운데는 ‘중고신입’도 많고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회사가 필요할 때 언제든 뽑는 수시채용이 더 바람직한 채용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처럼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해 3,5,,9월 연 3회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잇따라 화상면접을 도입하고 있다. 양 PL은 “과거에는 지원자의 외모 등의 후광효과가 있었지만 화상면접에선 지원자가 얼마나 뚜렷한 주관과 생각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코로나 등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SK는 상반기 공채 포스터 제목을 ‘드뎌시작 SK그룹 신입채용 레고레고’라고 달았다. 이유를 묻자 양 PL은 “20대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레츠고 레츠고’의 약어인 레고레고를 써서 더 친숙하게 다가 가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공채마다 전국 40개 대학을 돌면서 채용설명회를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국내외,해외대 학생 모두에게 똑같은 정보를 골고루 제공하고 싶어 유튜브 영상설명회도 기획했다”고 전했다.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여서 효과도 크고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유튜브 ‘SK커리어스페어’구독자에게는 수시채용이 올라올때마다 채용정보가 전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용규모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동철 PL은 2005년 SK텔레콤으로 입사후 마케팅팀, 기업문화팀 그리고 HR을 거쳐 올해 SK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조인했다. 다음은 양동철 리더와의 인터뷰 Q&A전문이다.
- SK그룹이 공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2020년은 SK그룹의 수시채용 과도기가 될 것이다. 올해는 공채 70%, 내년은 50%로 점차 공채 비율을 낮출 것이다. 필요직무는 수시채용으로 뽑을 것이다.”
- 왜 수시채용을 도입하는가
“각 기업의 상황, 직무를 특정시점에 제한두지 않고 연중상시 필요할 때 뽑을 필요를 느꼈다. 최근에는 ‘중고신입(다른기업 입사후 신입으로 입사하는 사람)’도 많다. 취업준비가 길어지다보니 연중상시로 뽑는 것이 구직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필요한 시기에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제든 뽑힐 가능성이 있다.”
- 수시채용을 하면 채용전형도 달라지나
“각 회사마다 직무마다 필요한 역량에 따라 채용전형을 달리할 것이다. 가령, SW직무는 인성+코딩테스트를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기획했다. 코로나19 때문인가
“과거 전국 40개 대학교를 순회하며 캠퍼스 리크루팅을 했다. 한계를 느꼈다. 채용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고 싶었다. 국내뿐아니라 해외대 지원자들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견에 합의했다. 올 1월부터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준비했다. 이젠 구직자라면 언제 어디서나 채용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온라인 채용박람회는 어떻게 구성되나
“3월31~4월3일까지 유튜브 채널 ‘SK커리어스페어’에서 온라인 박람회를 진행한다. 오전10~오후5시까지 열린다. 해당기간중 구직자가 궁금증을 올리면 인사담당자가 실시간 답변해준다. 3월 25일부터는 ‘사전질문하기’ 코너를 마련해 지원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자주하는 질문들은 FAQ로 정리해 놓을 예정이다.”
- SK커리어스페어에 올릴 주된 컨텐츠는
“각사 인사담당자의 상반기 채용에 대한 상세 소개,현직자가 소개하는 직무,각사별로 특화된 회사 영상,SK대학생 기자단의 영상 인터뷰 등이 담긴다. 공급자 관점이 아니라 취준생 관점에서 모든 컨텐츠를 제작하려고 노력했다.”
- 유튜브 채널 ‘SK커리어스’은 정기채용때만 오픈되나
“앞으로는 모바일 중심으로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기채용뿐아니라 수시채용때도 정보를 올린다. 채널을 구독한 취준생에게는 정보를 수시로 제공할 것이다.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 것이다. 오프라인 채용박람회도 가급적 참여안 할 계획이다. 그룹의 방침은 누구나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가 끝나도 캠리는 안할 것이다. 캠리를 가면 시·공간 제약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제한적이었다.”
- 상반기 정기채용이 늦춰지면 하반기 채용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반기 채용에는 영향이 없도록 할 것이다. 하반기 학사 일정이 잡히는대로 채용을 늦추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정기채용 기간은 채용공고부터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3.5개월이 걸린다. 이 시간을 감안하면 하반기는 예년처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SK이노베이션이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언택트 채용’이 대세인데...
“화상면접에 대한 SK그룹 가이드는 없다. 회사별로 필요한 경우 화상·전화인터뷰를 활용토록 하고 있다. 많은 계열사들은 스카이프를 통한 화상면접을 기존 경력채용시 활용하고 있었다. 신입 채용시 활용 여부는 각사에서 선택사항이다.”
- 화상면접은 일반 대면면접과 어떻게 다른다. 대비법은 뭔가
“화상은 툴일뿐이다. 화상을 통해 본인이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에는 정장·외모 등 지원자의 후광효과였는데 이제는 본인의 주관 생각이 얼마나 뚜렷한지가 면접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보이지 않기에 상대의 외모보다 본인의 생각·주관이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후광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임기응변이나 대응이 어려워진다. 화상 면접은 명확한 주관이 필요하다.”
- SK이노베이션이 AI채용을 중단했다. 이유가 뭔가
“AI채용은 패턴이 존재한다. 우리와 꼭 맞는 사람을 뽑는데 한계를 느꼈다. Ai는 보조적인 도구일 뿐이다. 아직 검증이 필요했다. 파일럿테스트 단계다. AI채용이 맞다 틀리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채용의 하나의 툴일뿐이다. 우리와 핏한 사람을 찾는 도구를 계속 찾고 있다.”
- 코로나19로 구직자 못잖게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이 클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원하는 좋은 인재를 모실 수 없을까 염려된다. 필요하다면 좋은 인재를 뽑으려고 수시채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구직자들도 지치고 힘들텐데 파이팅이 꺾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입다운 모습을 보여달라. 또한, SK커리어스페어 기간을 최대한 활용해 달라. 온라인 채용박람회 기간동안 영상 편성표를 만들어 공지할 것이다. 채용정보, 지원자격, 사전 질문 등이 가능한 SK입사의 통합정보 창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촬영을 마친 SK하이닉스 안재홍 테크리더는 “SK하이닉스는 화상면접 도입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최대한 면접시간을 분산시킬 계획”이라 고 말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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