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문제? 발전소가 문제!"...'친문 대 반문' 맞붙은 '서울 강서을' 관전포인트

입력 2020-03-26 15:33   수정 2020-03-26 16:11


"김포공항의 국제노선을 증설하겠다."(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
"마곡지구 개발이익을 환수해 강서에 재투자하겠다."(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

서울 강서을은 '문재인의 호위무사'로 알려진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문재인 저격수'라고 불리는 김태우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곳이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 후보와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 후보가 대결하면서 대표적인 '친문 대 반문' 지역으로 꼽힌다.

두 후보가 각각 '정권 수호'와 '정권 심판'을 주민들에게 호소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진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지역 현안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역 현안 누가 해결 잘할까

당·정·청·국회에서 두루 일한 진 후보는 스스로를 '네박자 일꾼'으로 부르고 있다. 진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은 '김포공항 활성화'다. 진 후보는 페이스북에 "인천공항 개항 이후 폐쇄된 김포공항 국제노선을 증설하겠다"며 "국제 관문도시 강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김포공항에 도서관이나 스포츠센터 등을 설립해 주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진 후보의 약속이다.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출신 김 후보 역시 지역 밀착형 공약을 내놨다. 김 후보의 1호 공약은 '마곡지구 개발 이익 환수'다. 김 후보는 "서울시가 강서를 홀대한다는 지역 민심이 팽배하다"며 "10조원에 이르는 마곡지구 개발 이익을 서울시로부터 환수해 강서에 재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를 재원으로 한강 워터프런트(수변도시) 조성, 올림픽대로 지하화, 제2의 코엑스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이다.

열병합발전소 건립이 최대 이슈

강서을은 마곡지구가 들어선 방화동과 서울식물원이 있는 가양동 등으로 구성된 지역구다.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열병합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지난 25일 방화근린공원 앞에서는 수십명의 주민이 '열병합 발전소 건립 반대'를 새긴 옷을 입고 집회를 열었다.

진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열병합 발전소가 지역의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걸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며 "서울시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주민에게 미치는 환경적 피해가 작고 실익이 크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결사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강서는 혐오시설이 가뜩이나 많은 지역"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탈원전 추진 정책에 강서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서는 진 후보 우세

강서통계연보를 분석해 보니 강서을 인구의 평균 연령은 43.6세(2019년 기준)다. 서울시 전체 인구 평균 연령 39.7세보다 높은 편이다. 서울시 내에서 임대주택이 가장 많이 들어선 곳이 강서구다. 바로 옆 동네인 양천구보다 발전이 더디다는 의식도 있다. 두 후보가 '정부 심판'보다 '민원 해결'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진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고배를 마셨다. 득표율은 38.56%를 올리며 김성태 의원(45.8%)에 패배했다. 당시 김용성 국민의당 후보의 득표율이 14.7%였던 걸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진 후보가 우위에 있다.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1, 12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진 후보의 지지율은 49.0%로 김 후보(25.9%)보다 23.1%포인트 앞섰다. 큰 폭의 지지율 격차 때문에 진 후보는 강서을이 '격전지'로 분류되고 김 후보와의 대결구도가 부각되는 걸 피하고 있다. 김 후보와의 공동 인터뷰를 거절할 정도다.

김 후보는 지난달 통합당에서 전략 공천돼 본격 선거운동을 한 지 한 달밖에 안됐다. 강서을에 연고가 없지만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김성태 통합당 의원 측이 김 후보를 돕고 있다. 김 후보는 "공천이 되자마자 강서을의 현안을 집중 공부했다"고 말했다.

방화3동에서 10년 이상 부동산을 운영했다는 50대 권 모 씨는 "지난번에는 김성태 의원을 찍었는데 비리로 실망이 크다"며 "이번에는 진성준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 유세현장에서 만난 70대라고만 밝힌 주민은 "김 후보가 위험을 무릅쓰고 정권의 비리를 파헤친 투명한 후보"라며 지지를 밝혔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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