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을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진성준 민주당 후보와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통합당 후보가 대결하면서 대표적인 ‘친문 대 반문’ 지역으로 꼽힌다.
‘정권 수호’와 ‘정권 심판’을 주민들에게 호소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두 후보 모두 ‘지역 현안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정부심판론 대신 지역발전론
당·정·청·국회에서 두루 일한 진 후보는 자신을 ‘네박자 일꾼’으로 부르고 있다. 진 후보의 대표적 공약은 ‘김포공항 활성화’다. 진 후보는 페이스북에 “인천공항 개항 이후 폐쇄된 김포공항 국제 노선을 증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김포공항에 도서관 스포츠센터 등을 설립해 주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미겠다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 출신인 김 후보의 1호 공약은 ‘마곡지구 개발 이익 환수’다. 김 후보는 “10조원에 이르는 마곡지구 개발 이익을 서울시로부터 환수해 강서에 재투자하겠다”고 했다. 한강 워터프런트(수변도시) 조성, 제2의 코엑스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이다.
발전소 찬성 대 반대
강서을의 최대 이슈는 열병합 발전소 건립이다.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진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시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주민에게 미치는 환경적 피해가 작고 실익이 크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결사 반대하고 있다. 그는 “강서는 혐오시설이 가뜩이나 많은 지역”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탈원전 추진 정책에 강서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진 후보 우세
진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 때 38.56%의 득표율을 올렸지만 김성태 통합당 의원(45.8%)에게 패했다. 당시 김용성 국민의당 후보의 득표율이 14.7%였던 것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진 후보가 우위에 있다.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1,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진 후보의 지지율은 49.0%로 김 후보(25.9%)에게 23.1%포인트 앞섰다.
김 후보는 지난달 통합당에서 전략 공천돼 본격 선거운동을 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다. 강서을에 연고가 없지만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김성태 통합당 의원 측이 김 후보를 돕고 있다.
방화동에서 10년 이상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했다는 50대 권모씨는 “지난번에는 김성태 의원을 찍었는데 비리로 실망이 크다”며 “이번에는 진성준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 유세 현장에서 70대라고만 밝힌 한 주민은 “김 후보는 위험을 무릅쓰고 정권의 비리를 파헤친 투명한 후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위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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