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 "코로나 방역 국제협력"…文대통령 "기업인 이동 보장해야"

입력 2020-03-26 23:49   수정 2020-03-27 00:22


주요 20개국(G20) 정상은 26일 특별화상정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방역을 위한 국제협력은 물론 무역과 재정정책 등 경제 분야에서도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특별화상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제안 이후 13일 만에 이뤄졌다.

15번째 발언자로 나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과 치유 과정에서 축적한 한국의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겠다고 했다. 각국에서 수출을 요청하고 있는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는 여유분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글로벌 경제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경제인 간 필수적 교류는 합리적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회의에는 G20 정상을 비롯해 스페인 싱가포르 등 7개 초청국 정상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석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세계 위기로 화상회의가 열린 것은 1999년 G20 정상회의가 발족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란 전례 없는 위기에 맞닥뜨린 탓에 G20과 초청국가 7개 등 세계 27개국 정상이 특별화상회의 개최를 위해 일사천리로 뜻을 모았다.

27개국 정상, 국가 간 정책 공유 논의

각국은 ‘WHO의 코로나19 연대 대응 기금’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즉각적인 재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4조8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중앙은행들이 취한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를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저소득 국가들의 채무 취약성 위험을 지속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우리는 또한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적 대유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각국 정상은 △보건 △국제 협력 △재정통화정책 공조 △국제무역 원활화 등 네 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특별화상정상회의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보건·방역 분야 협력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G20 국가 간 정책 공조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 발언을 통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선별진료소, 진단키트 등 선제적인 방역·보건 조치 활동과 성과를 설명했다. 이 밖에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 독자적인 자가진단 앱 개발 및 시행,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 등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각국의 국경 관리 조치가 기업인 등 필수적인 인적 이동을 저해하지 않는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G20 회원국에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의 신속한 회복을 위해 국가 간 경제 교류가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 활용”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은 2시간 남짓한 회의를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국제 공조 방안을 담은 정상 간 공동선언문을 도출했다. 선언문에는 글로벌 경제를 회복하고 국가 간 원활한 무역을 위해 전 세계가 단합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G20 정상은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세계 성장을 회복하며,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고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모든 가용한 정책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앞서 각국 정상과 릴레이 통화에 나섰다. 이날 오전에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간 협력과 국제 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특별화상정상회의를 제안했다. 이후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사회에 요청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이 호응하면서 이번 화상회의가 성사됐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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