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린 기자] 주지훈이 2020년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는 그가 1년 만에 ‘킹덤’의 왕세자로 돌아왔다.
3월20일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박인제)’로 돌아온 배우 주지훈과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화상 채팅으로 진행됐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2019년 처음으로 공개된 ‘킹덤’은 K-좀비 열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약 1년 만에 돌아온 ‘킹덤2’는 전보다 더 커진 스케일과 시즌1의 모든 떡밥들을 완벽 회수했다. 13일 공개된 ‘킹덤2’ 완성본을 본 주지훈 또한 “재미있게 봤다”며 소감을 밝혔다.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다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주지훈은 ‘킹덤’을 통해 처음으로 시즌제 작품에 참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킹덤2’는 공개된 후 작품에 대한 끝없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완성도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시스템과 ‘킹덤’에 많은 관심을 보내는 이들에 주지훈은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좋아해주시는 걸 보니까 저를 픽업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행운이었구나, 좋은 기회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시스템을 갖춘 넷플릭스에도 감사하죠. 연기하는 게 제가 재밌게 느끼는 이야기를 즐기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언어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데 아주 먼 곳에서까지 이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좋아요.”
‘킹덤2’는 앞서 시즌1에서 던진 떡밥을 빠짐없이 회수했지만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여러 인물들의 희생이 따랐다. 특히 극 중 이창의 아버지이자 조학주(류승룡)의 권력욕에 희생된 왕과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안현대감(허준호)의 죽음은 충격적인 전개였다. 많은 동료들의 희생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에 대해 주지훈은 “안심하고 있지는 않다”며 웃었다.
“김은희 작가님을 잘 아시겠지만 살아남았다고 안도하고 있지는 않아요. 주인공이어도 언제 어떻게 하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웃음) 김상호 선배의 죽음이 안타까웠어요. 역할도 그렇고 친구이자 유모이자 삼촌이자 전우이자 실제 현장에서도 제일 많이 붙어 다니면서 의지도 많이 하고 둘이서 희희낙락거렸는데 김상호라는 배우가 옆에 없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북녘으로 갔더니 무영과 똑같이 생긴 친척이 있고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런 상상도 했었어요.”
‘킹덤2’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시즌1에 비해 성장한 이창의 모습이다. 냄새가 나면 불쾌함을 드러내며 피하고 무영에게 보호를 받던 이창이 피비린내를 풍기며 달려드는 생사역들에 맞서 싸우고 위태로운 상황에도 현명하게 대처하며 여러 가지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창을 연기하고 있는 주지훈은 그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가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즌1에서의 참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직접 몸으로 겪고 위기에 스스로 빠져보면서 생긴 공감 능력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책에서 배웠고 내 국민을 아껴야 하고 책에서 본 내용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그것이 결심으로까지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킹덤2’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마지막 이창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백성을 생각하는 왕이 되겠다던 그가 갓난아기인 중전의 아들과 그를 보호해줄 믿음직스러운 신하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 그는 서비(배두나)와 생사초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여정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주지훈은 그런 이창의 선택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그 신을 좋아하고 그 장면도 좋아하고 창의 선택도 좋아요. 그 엄청난 전란을 겪으며 사랑하는 사람들, 왕은 낳아준 아버지고 안현대감은 길러준 아버지 같은 느낌이잖아요.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참해하고 안현대감도 그렇게 되고 무영도 죽고 이런 모습을 보고 마지막에 갓난아기를 내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명분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직 생사초의 비밀도 밝혀지지 않았고 이 전란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제학과 믿고 있는 신하들과 올바르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 신하에게 맡기고 일을 마무리하러 간 선택이 맞지 않나 생각해요.”
시즌1이 조학주와 중전이 숨기는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지율헌으로 향한 이창의 모습과 죽지 않는 괴물, 생사역이 질병처럼 번지게 된 이유 등이 그려졌다면 이번 ‘킹덤2’에서는 생사역과 조학주, 안현대감의 비밀이 밝혀지며 빠른 전개를 보여줬다. 특히 시즌1보다 더욱 스케일이 커진 액션과 생사역과 이창의 싸움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모든 명장면들의 탄생 뒤에는 많은 이들의 고생이 있었다.
“저희가 물리적으로 힘들었던 건 옷이 삼베옷이었어요. 상복이고 피 칠갑을 한 뒤 그 피가 굳었거든요. 예상치 못했는데 굉장히 하드 해지더라고요. 상대방을 잡아서 던지면 피가 굳은 것 때문에 손이 쫙 찢어졌어요. 그래서 예상치 못한 부상이 많았고 실제 얼음이 아닌 곳에서 미끄러움이나 이런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어려웠죠. 그 장면을 실제로 더울 때 찍었는데 피가 물엿이랑 섞어서 만들어서 모기가 메뚜기 떼처럼 몰려오니까 그런 점이 고충이었던 것 같아요.”
“선수급은 아니지만 수영을 잘하고 물을 좋아하고 평생 물, 불에 두려움 없이 살았는데 잠수 신을 찍다가 제 예상과 다르게 물을 한 번 먹었는지 패닉이 왔었어요. 물 공포증이 와서 그 장면을 못 찍을 뻔했어요. 그러니까 저 스스로 화가 나더라고요. 처음으로 촬영을 중단하고 10분 뒤에 해도 발이 안 떨어지고 1~2시간 고생해서 겨우 찍은 것 같아요.”
이창과 동료들이 어마어마한 숫자의 생사역들과 맞서는 장면이 많았던 만큼 액션 신을 촬영할 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 액션 촬영을 위해 많은 이들이 신경 썼지만 주지훈은 심적인 것과 체력에 부담을 느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번 액션 신들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팀 대 다수의 싸움이었어요. 다수와 싸우는데 여기서 싸우고 저기서 싸우는 게 아닌 제가 어떤 좀비를 받아 던지면 누가 베고 이유가 있듯이 움직여야 했거든요. 합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어요. 다수가 몰려오고 있는데 다른 다수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요. 무술 감독님이 그런 것에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 철저하게 안전을 준비했다고 해도 사고가 있을 수 있거든요. 내가 타인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심적 부담이 컸죠. 저의 체력이나 앞으로도 이런 액션을 찍을 때는 체력 완배를 잘하고 쉬는 시간도 가지고 현실적인 깨달음이 있었어요.”
주지훈은 ‘킹덤2’ 오픈 전부터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극 중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변호사 윤희재 역을 통해 ‘킹덤’ 속 이창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도 주지훈에게도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정말 감사드리죠.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한 작품을 사랑해주시면 그것만큼 배우한테 힘이 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의 시스템을 말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드라마를 동시에 할 수는 없거든요. 배우가 자주 얼굴을 비추는 건 영화 개봉 시기와 드라마 오픈 시기가 겹칠 수 있는 정도인데 두 드라마가 플랫폼이 다르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그 플랫폼에 하이에나도 서비스되고 있고 반응도 찾아보니 ‘킹덤’ 보다가 ‘하이에나’ 본방송 시간 돼서 보고 다시 ‘킹덤’ 본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관객분들도 새로운 콘텐츠로 즐기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관객으로서 이런 현상들이 재미있어요.”
배우로서 애정을 갖고 작업하고 있는 ‘킹덤’에 대해 주지훈은 “신기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 그에게 특별한 ‘킹덤’을 함께 만들고 있는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해 주지훈은 동료 그 이상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킹덤’은 저에게 신기한 작품이에요. 저는 그럴 의도나 목적이 없었는데 그때는 넷플릭스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없었거든요. 더빙까지 해가며 어떤 파급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도가 부족했고 선물처럼 전 세계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 신비스러운 작품이에요. 시즌제를 해보니 오랜 친구 같아요. 벌써 2년 넘게 작업하고 있고 다들 서로 너무 아껴주고 사랑해서 촬영 없는 동안에도 자주 뭉치고 연락하고 만나고 있어요. 그런 사람들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한 두 명씩 캐릭터가 죽어가니 실제로도 슬펐어요. 동료보다 좋은 친구들 같아요.”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성공적으로 선보인 ‘킹덤’이다. 2년 동안 ‘킹덤’과 함께한 주지훈은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는 시즌3에 대해 눈을 빛내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든든한 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앞으로의 ‘킹덤’에 대해 그는 이창의 액션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배우로서의 욕심을 드러냈다.
“다행히 극을 저 혼자 만드는게 아니니까요. 좋은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서포트를 받고 잇어 부담은 느끼지 않아요. 좋은 대본을 어떻게 좋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 같아요. 창이가 사실 무사는 아닌데 처절하고 전략적인 액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김은희 작가님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시즌3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킹덤2’의 마지막에 등장한 전지현의 등장은 주지훈도 시즌3을 기대케 했다. 그는 전지현의 카메오 출연 소식을 듣고 ‘대단한 분인데 카메오를?’라며 반겼다는 비하인드도 언급했다. 또 전지현의 등장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시즌3에 대해 기대되는 부분과 개인적인 생각도 밝혔다.
“마지막에 전지현 배우 나오기 전에 나온 좀비 발에 방울이 달려있었잖아요. 근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게 예전 마인드로 얘기하자면 반려동물처럼 컨트롤 하고 기른다는 의미를 느꼈어요. ‘생사역들을 아신이라는 캐릭터가 컨트롤 할 수 있나? 활용할 수 있는 건가?’하는 궁금증이 커지더라고요. 그 부분이 기대돼요.”
주지훈은 “이창의 현실적인 리더십을 보고 싶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즌3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한껏 뽐낸 그가 ‘킹덤’을 통해 보여주고 연기하고 싶은 이창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창이 죽지 않고 잘 해내 갔으면 좋겠어요. 죽지 않고 자신이 목표한 철학이나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꺾이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굳건하게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동료도 더 이상 잃지 않고요.”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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