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빠르면 오는 3분기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 작업을 추진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합병 계획을 밝혔다. 서 회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주주들에게 "올 3~4분기 법률과 세무 문제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주주들에게 합병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정 비율 이상 주주가 동의해야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을 전부 회사가 매수해야하는데 자금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는 위험 분산을 위해 셀트리온이 개발, 생산을 맡고 헬스케어가 판매, 제약이 합성의약품 사업을 하는데 세 회사가 합쳐져서 종합제약회사로 발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은 주주들이 원하면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제 의견은 내지 않겠다"며 "합병을 원하는 주주들이 많다면 적극적으로 찬성 의견을 표시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서 회장은 올 초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합병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30조원이 넘는다. 합병시 유가증권 시총 규모 5위 안에 들 것이란 전망이다.
서 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매출이 10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 1분기 실적을 집계해보니 목표치의 100%를 달성했다"며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타격을 입겠지만 셀트리온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작년 11월 허가를 받고 올 초부터 유럽에 출시한 램시마SC는 적응증이 추가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의료진들이 적응증 이외의 용도 환자들에게 처방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약값이 높게 책정됐다는 점도 수익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도 순항 중이다. 램시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 59%를 기록했고 트룩시마는 39%, 허쥬마는 18%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의약품 수송과 유통 문제가 우려된다. 서 회장은 "우리의 가장 큰 리스크는 공항과 도로가 막히는 것"이라며 "필요하면 경비행기를 한 두개 정도 구입해서 유럽 전역으로 직접 배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통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올해 사업 계획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중국 우한에 건립 예정인 공장과 송도 3공장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는 대로 우한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며 "원래 계획보다 6개월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관련해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재고를 줄이더라도 공장을 활용해 대규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다음달 임상 결과가 나오는 데 비해 셀트리온의 개발 속도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 회장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시너지를 내는 것이지 경쟁 제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바이러스제가 코로나19를 100% 막을 수가 없으며 부작용이 심해 경증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며 "항체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의 약물이 먼저 허가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 제품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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