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60대 치매 환자의 흉기 난동으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200여명이 생활하는 요양병원에서 술에 취한 치매 환자가 벌인 참극은 전날 새벽 발생했다.
28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께 한 요양병원에서 흉기난동 신고가 접수됐다. 난동을 부린 사람은 3개월 전 치매 등의 증상으로 입원한 62세 남성 A씨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술을 마시고 병실에 들어간 A씨는 같은 병실의 60대 남성 B씨(66)와 말다툼을 벌이다 화를 참지 못하고 흉기로 찔렀다. 자신의 앞 병실에서 자고 있던 40대 남성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40대 남성은 과다출혈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의 다툼 과정에서 소란을 듣고 다가온 간호사를 향해 흉기를 꺼내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다. 놀란 간호사가 신고를 위해 자리를 피한 사이 B씨를 찌르고 40대 남성에게까지 해를 가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간호사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2차 범행으로 숨진 40대 남성은 사고 발행 2시간 만에 병실에서 발견됐지만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했다.
40대 남성의 사망을 둘러싼 '초동 대응 부실' 논란에 대해 경찰은 "환자가 흉기를 들고 위협한다'는 수준의 신고였기 때문에 현장 출동 시 복도에서 발견된 부상자를 우선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당시 병실 문이 모두 닫혀 있어 안에 사망자가 있는 줄 몰랐다는 해명이다.
A씨의 병실 쓰레기통에서 소주병을 발견한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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