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무대에 올리려던 공연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올해 초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던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LG아트센터의 기획 공연 등이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19 확산 초반에는 개막을 늦추며 일정 조율에 나섰던 공연 제작사와 공연장들이 아예 공연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맘마미아!’는 4월 7일~5월 31일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 오를 예정이었다. 공연제작사인 신시컴퍼니는 원래 이달 8일 개막 예정이던 공연을 한 달 연기하며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지난 24일 취소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중장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역대 국내 뮤지컬 중 최단기간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2004년 초연 이후 15년 만이었다. 이런 흥행 덕분에 올해 코로나 여파에도 무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연이 연기된 상황에서도 출연 배우들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정부에서 다중시설 이용 제한을 강력 권고하고 있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시컴퍼니는 4월 30일~6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연극 ‘렛미인’ 공연도 취소했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NTS)과 신시컴퍼니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작품으로 오리지널 팀의 협력 연출인 루크 커나한이 이미 내한해 지난 16일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해외 출국 자제 권고로 NTS 스태프들이 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2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 예정이던 ‘마마, 돈 크라이’도 공연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취소됐다. 2018년 기준 ‘회전문 관객’(같은 작품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관객)이 가장 많이 본 중소극장 뮤지컬 1위를 차지했을 만큼 마니아층을 거느린 작품이지만 코로나 사태 지속으로 10주년 공연이 아예 무산됐다. 제작사인 알앤디웍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객과 배우, 스태프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고, 정부 지침에 따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는 다음달 1~3일 밀로 라우 연출의 ‘반복-연극의 역사’, 5월 13~17일 에이프만 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5월 19일 ‘김성현의 모차르트 탐구생활’, 5월 22~23일 크리스탈 파이트 안무·연출의 ‘검찰관’, 6월 21일 ‘스윙걸즈’의 취소 소식을 26일 일괄 발표했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기획 공연을 기대했던 많은 관객에게 취소 소식을 알리게 돼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취소 공연 중 일부는 내년 내한 일정을 재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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