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63억2486만달러(약 7조7163억원)어치의 해외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16억4055만달러)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순매수 금액은 15억7070만달러에 이른다.
‘직구족’은 미국 증시 반등을 예측하고 있다. 이달 해외주식 매수금액의 90.9%(57억5001만달러)가 미국 증시로 향했다. 가장 많이 산 주식 상위 10개도 모두 미국 주식이었다. 애플(4억3511만달러), 테슬라(3억121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억7063만달러), 아마존(2억6470만달러) 등 미국 대표종목을 주로 담았다. 나스닥지수 움직임의 세 배를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상장지수펀드(ETF)에도 3억4258만달러가 몰렸다.
펀드 자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미국 펀드로 926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10년 넘게 랠리를 이어오던 미국 시장이 하락하자 개인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최고치를 구가하던 미국 증시는 코로나19 위기로 단숨에 30% 빠졌다가 미 정부의 강력한 부양정책에 힘입어 20% 안팎 급반등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정 부양책이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공백을 일부 메워주고 대량해고 등을 방지해주면서 구조적 침체로 흐르지 않도록 막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엔 이른 시점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면 실업률도 안심할 수 없다”며 “앞으로 실물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이 발표되면 주가 급락세가 반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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