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12년 만에 '정통 KT맨'을 새 수장으로 맞았다. 기존 회장 직급은 폐지하고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직급을 낮췄다.
KT는 30일 서울시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구현모 대표이사(56·사진)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까지다.
구 대표는 주총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KT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실감했다"며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그간 쌓아온 디지털 역량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는 한편 핵심사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며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장 직급을 없앤 것은 안정적 경영 활동이 가능한 최고경영진간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바꾸고, 지배구조 독립성과 안정성을 높여 경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구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박사를 마쳤다. 1987년 KT에 입사해 33년간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KT맨이다.
회사 측은 "구 대표가 KT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인정받은 전략가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확실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 대표의 취임식은 별도 행사 없이 주총이 끝난 직후 사내 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구 대표가 직접 경영철학과 방향을 설명하며 임직원과 첫 소통에 나선다. 이후 KT 고객 서비스 최전선인 광역본부 임직원과 오찬하고, 네트워크 엔지니어들과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본격 경영 활동을 시작한다.
KT는 주주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이날 부의된 △정관 일부 변경 △대표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 8개 안건은 원안대로 처리됐다.
신임 사내이사에는 기업부문장 박윤영 사장, 경영기획부문장 박종욱 부사장이 선임됐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강충구 고려대 공과대학 교수, 박찬희·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이 선임됐다.
2019 회계연도 배당금은 주당 1100원으로 최종 확정돼 다음달 22일부터 지급한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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