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1만명 육박…진단·치료에만 1500억원

입력 2020-03-30 17:48   수정 2020-03-31 01:1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와 검사를 위해 쓰인 비용이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내부 추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비는 7000만원 정도다. 중증환자가 받는 인공호흡기 치료(220만원), 혈액투석(740만원), 체외순환기(에크모·1080만원) 등의 비용을 고려한 수치다. 건보공단은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1%를 중증 환자로 분류했다. 2015년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중증 환자는 평균 77.4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보다 심하지 않지만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간 정도 환자는 평균 18.4일 입원해 총 진료비는 1196만원이다. 생활치료센터에서 관리하는 경증 환자 치료를 위해서도 331만~478만원 정도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건보공단은 이를 토대로 국내 환자가 9000명일 때 진료비는 739억~806억원, 1만 명일 때 822억~895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30일 기준 환자가 9661명인 것을 고려해 산술 계산하면 794억~865억원 정도를 지출했다는 의미다.

이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내는 비용은 없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에서 80%, 세금으로 20% 정도를 부담한다.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인은 모두 세금으로 부담한다. 외국인 진료비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비용을 개인이 지불하면 검사를 받지 않으려 하고 확진돼도 치료비를 낼 수 없어 숨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환자 검사 비용은 16만4398원이다. 음성 37만2002명, 양성 9661명 등 38만1663건을 진행했다고 가정하면 627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이 60% 정도다. 중복검사는 제외한 수치다. 진단키트 비용이 2만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국내 진단 키트 업체 다섯 곳의 전체 매출은 약 76억원이다. 나머지는 진단검사의학과 의사 판독료 등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재정에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감염병 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쌓아둔 누적 적립금을 활용하면 재정에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병원을 가지 않는 사람도 늘었다. 대한병원협회는 병원을 찾는 환자가 이달 26%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요양급여비용 지출을 토대로 보면 3월 한 달 의료기관 매출이 20%만 줄어도 건보 지출은 1조3716억원 감소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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