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집 근처만 다녀…스타일 사는 '동네패션' 뜬다

입력 2020-03-30 16:06   수정 2020-03-31 01: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 근처만 돌아다니는 사람이 늘면서 ‘원마일웨어(1mile wear)’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닐 수 있는 권역, 즉 ‘슬세권(슬리퍼+역세권)’에 어울리는 패션이다.

홈웨어 매출 2~6배 급증

이랜드리테일의 홈웨어 브랜드 ‘애니바디’는 30일 파자마세트 등 원마일웨어 제품이 이달 들어서만 작년 동기 대비 여섯 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애니바디의 주력은 내의류였고 홈웨어는 전체 판매량의 10%에 그쳤다.

올 2월부터 파자마 등 홈웨어 제품 판매가 늘기 시작하더니 3월엔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증가했다. “주로 디즈니와 협업해 캐릭터를 넣은 제품들이 10~30대 여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이랜드리테일 측 설명이다.

중저가 의류 중에선 ‘스파오’의 트레이닝 제품군인 ‘액티브라인’의 성장도 돋보인다. 스파오 액티브라인은 3월 들어 판매가 작년보다 두 배 늘었다. 재택 근무가 본격화되는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여성용 레깅스, 남성용 트레이닝 바지, 집업 재킷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

외출복으로도 손색없는 편한 바지를 찾는 수요도 많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캐주얼 브랜드 ‘247’은 매년 ‘247팬츠’를 내놓고 있는데 올 1~3월 매출이 작년 대비 세 배나 늘었다. 땀이나 수분을 빨리 배출시키는 쿨맥스 소재로 제작해 봄부터 여름까지 입을 수 있는 신제품으로, 외출할 때나 집 안에서 입기 좋고 출근용으로도 손색없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브랜드도 원마일웨어

기능성 소재의 운동복 브랜드들도 원마일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요가복을 주로 생산하는 ‘안다르’는 최근 넉넉한 사이즈의 밝은 색 평상복을 내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판매하는 러닝 전문 브랜드 ‘브룩스 러닝’도 최근 모자가 달린 티셔츠 등 트레이닝복 세트 ‘이지 집업’을 처음 내놨다. 원마일웨어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도 가세했다. 올봄 신상품으로 ‘알파에어 트레이닝 컬렉션’을 최근 내놨다. ‘공기처럼 가볍다’는 뜻의 알파에어는 가볍고 신축성 있는 소재로 제작했다. 이 제품은 지난달 초 출시 후 한 달 동안 전체 생산량의 70%를 판매했다.

고가의 수입 제품도 인기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에서도 트레이닝복 같은 원마일웨어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에드하디’는 기존에 판매하던 트레이닝복보다 두 배가량 많은 10종의 신제품을 올 들어 내놨다.

특히 타이거 프린트가 들어간 옷은 지난해 가수 지코가 입어 화제가 됐던 제품으로, 올해도 비슷한 디자인의 타이거 프린트 옷들이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트레이닝복을 전문으로 만드는 ‘쥬시꾸뛰르’도 코로나19 이후 봄 신상품의 50% 이상이 팔린 상태다.

최근 ‘유니클로’가 부드러운 소재로 ‘라운지웨어 컬렉션’을 내놓은 것이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원마일웨어 ‘라피어 트레이닝 세트 풀 집업’을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윤성 LF 질스튜어트스포츠 팀장은 “‘홈트족(홈트레이닝족)’이 운동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기 위해 예쁜 원마일웨어를 새로 사 입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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