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치료 거부당한 10대 사망자는 한인 '윌리엄 황' 군

입력 2020-03-30 16:29   수정 2020-03-30 16:56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긴급 치료를 거부당해 결국 숨진 10대 고교생이 한인으로 확인됐다. 이 소년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최초의 미성년자로 추정된다.

30일 영국 일간 더선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숨진 윌리엄 황(17)의 공식 사망 기록에는 그가 '한국인(Korean)'이라고 표기돼 있다. 황 군은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 사인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적혔다.

앞서 렉스 패리스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 시장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황 군이 한 응급치료 시설에 갔으나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패리스 시장은 "그 응급치료 시설은 황 군에게 공공병원인 앤털로프밸리병원 응급실에 가라고 했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심장이 마비된 황 군은 응급실 도착 후 6시간에 걸친 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황 군은 패혈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더선은 보도했다. 코로나19는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카운티는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첫 번째 10대 환자가 나왔다고 발표했으나, 유가족은 황 군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지난주 초 장례식까지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패리스 시장은 “황 군의 부친도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했으나 ‘자가격리를 하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며 “황 군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였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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