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도 많지 않은 이번 거래가 그룹 안팎에서 눈길을 끄는 이유는 승산이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최대주주(지분 62.6% 보유)로 있는 가족회사여서다. 허 사장은 G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GS의 지분(5.28%)을 오너가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허 사장의 아들인 허정홍 씨도 6만1845주를 샀다.
허용수 사장은 몇 년 전부터 차기 GS그룹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허태수 회장과 같은 ‘수’자 항렬을 쓴다. 작년 말 허창수 회장의 용퇴 후 허태수 회장이 선출됐지만 재계는 최대주주인 허용수 사장의 입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GS그룹은 뚜렷한 ‘승계 공식’이 없다는 점에서 3, 4세들 간 지분매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도 최근 적극적으로 (주)GS 주식 매입에 나섰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으로 GS 오너 일가 4세 중 최연장자인 허세홍 사장은 이달 20일과 23일 6만3000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 지분이 작년 말 1.51%에서 2.28%로 높아졌다.
허세홍 사장은 GS그룹의 장손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2.24%)를 제치고 4세 경영인 중 지분율 선두에 나섰다. 그러자 삼양통상은 이달 들어 (주)GS 주식 30만 주를 매입하며 허 대표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인 허선홍 씨도 이달 (주)GS 주식 2만6770주를 사들였다. 3~4세들의 지분 경쟁에 힘입어 GS 오너 일가의 (주)GS 지분율은 작년 말 47.37%에서 현재 50.34%로 높아졌다.
GS 측은 오너가들의 잇따른 주식 매입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그룹 경영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