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초 2년차 이상의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단기(1~3개월) 무급휴직 대상에 최근 2년 이하도 포함했다. 대한항공은 입사 후 2년간 인턴 지위를 부여하고,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입사 2년 뒤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인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객실승무원 중 인턴은 1000여 명으로 전체 객실승무원의 약 15%다.
대한항공이 인턴까지 무급휴직 대상에 포함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노선의 90%가 운항 중단 사태를 맞은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1위 항공사가 인턴으로 무급휴직을 확대하자 회사 내부에선 “인턴만 하다가 정직원 전환 기회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급휴직을 시행 중인 다른 항공사들 사이에선 업계 1위인 항공사의 조치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직원 전환이 석 달 안에 있는 인턴은 무급휴직 대상자에서 제외했고, 무급휴직을 쓰더라도 정직원 전환 시기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무급휴직이 불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자산 매각에도 적극 나서면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 입찰 주관사 신청을 지난 24일 마감한 결과 여섯 곳에서 주관사로 나서겠다고 제안서를 냈다”고 말했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인근의 3만6642㎡ 규모 토지다. 대한항공이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여 7성급 관광호텔을 지으려다가 인근에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무산됐다. 지금은 760m 길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채 방치돼 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매입 의사를 한진그룹에 따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는 4500억~50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와 함께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과 칼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 등도 서둘러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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