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金이다?…코로나 사태에도 '金테크' 인기 지속

입력 2020-03-31 15:24   수정 2020-04-07 09: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금(金)테크’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뉴욕상품거래소의 금값은 전일 대비 1.58%(26.20달러) 하락한 온스(31.1g)당 1625.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심리 자체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금값도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9일(1674.5달러)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그럼에도 1년 전과 비교하면 24%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의 금 현물 1g 가격은 지난달 27일 6만358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4만8066원)과 비교하면 32.3% 오른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30% 가까이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추세”라며 “‘그래도 믿을 건 금이다’라는 얘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금테크 방법은 은행에서 취급하는 금 통장인 일명 ‘골드뱅킹’이다. 계좌에 예금하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잔액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외국은행이 개설한 금 통장 계좌에 달러로 예치한다. 수수료는 2% 안팎이다. 단 투자 차익에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한은행 금 통장의 계좌 수는 올 들어 15만 개를 넘었다.

골드바를 사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은행 또는 금은방, 한국금거래소 등 민간 유통업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사면 4~7%의 수수료가 들지만 품질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뱅킹으로도 구매 가능하다. 10g, 37.5g, 100g, 1㎏ 등 종류는 다양하다. 골드바를 주문하면 7영업일 뒤 받을 수 있다. 시세 차익을 보고 팔면 된다.

은행권은 ‘금테크’ 돌풍을 반기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외국 은행이 주로 다루던 금 관련 투자가 국내에서도 활기를 띠기 시작해서다. 국내에선 2003년 11월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금 통장과 골드바를 선보였다. 이후 2010년대 들어 다른 은행에도 확산됐다. 2016년 2월 농협은행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며 골드바 판매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미니 골드바’ 판매를 시작했다.

이 밖에 한국거래소를 통해서도 금 투자를 할 수 있다. 10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7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계좌를 통해 고시된 시장 가격에 따라 금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형태다. 거래 수수료는 0.6% 수준으로 금 투자 방식 중에선 가장 저렴하다.

요즘은 카드사가 운영하는 앱을 통해서도 금 관련 재테크를 할 수 있다. 비씨카드는 ‘페이북’이란 앱을 통해 금을 매매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KRX) 금 간편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 중인 ‘금99.99K’ 종목을 주문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실물 보유 및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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