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섬유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의류 브랜드 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30일(현지시간) 매장 폐쇄를 무기한 연장하고 약 8만 명의 매장 직원 대부분을 일시적으로 해고했다. 또 다른 의류 브랜드인 올드네이비 역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매장 전체를 2주간 폐쇄했다.
미국 패션업계가 얼어붙으면서 이들 업체에 의류를 공급하는 한세실업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한세실업은 갭 올드네이비 언더아머 자라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전체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92%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회사인 한세엠케이는 중국 시장에서 NBA 브랜드를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다.
코로나발(發)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한세실업의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세실업이 올 1분기 매출 4372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한세실업의 매출은 4228억원, 영업이익은 51억원이었다.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한세실업은 지난주부터 비상경영대책협의에 들어갔다.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인적성시험까지 치르는 등 공채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면접을 앞둔 채 중단했다. 의류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거래처로부터 선적 중단 및 납품 무기한 연기 등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의류 브랜드들이 영업을 중단하면 벤더업체들은 재고 증가, 이익률 하락 등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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