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을 누르자 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은 0.13% 올라 전월(0.15%)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대출 규제를 받는 15억원 초과 주택이 많은 강남구(-0.2%), 송파구(-0.17%), 서초구(-0.13%) 등 강남 3구 집값이 하락한 탓이다. 이들 지역은 정부 대출 규제와 종합부동산세 인상,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내 팔려는 급매물이 늘면서 호가가 하락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반면 서울 내에서도 노원구(0.38%), 도봉구(0.28%), 강북구(0.29%)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은 비교적 많이 올랐다.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아 비교적 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지역들이다.
수도권은 상승폭이 0.51%에서 0.93%로 커졌다. 정부가 2월 발표한 ‘2·20 부동산대책’의 여파다. 2·20 대책을 통해 정부는 수원, 안양 일부와 의왕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하고 조정대상지역의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밖에 지방 역시 상승폭이 0.18%에서 0.19%로 확대됐다. 수도권 급등에 힘입어 전국 평균 집값은 0.54% 올랐다.
특히 경기 지역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경기도는 0.78%에서 1.31%로 늘었다. 지난달 20일 수원(4.03%) 등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이후에도 지난달 중순까지 높은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구리(2.16%), 안양 동안구(2.13%), 용인(2.09%) 등 기존 규제지역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비규제지역은 오름폭이 더 커졌다. 군포는 지난달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4.95% 올랐다. 오산 역시 2.29% 뛰었다.
최근 연수구·서구·미추홀구 등지에 풍선효과가 극심했던 인천의 주택가격도 지난달 1.61% 뛰어 상승폭이 전월(0.43%)의 3배 이상 커졌다. 인천은 최근 청약 경쟁률, 집값 상승률 모두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교통여건 개선, 편의시설 확충, 정비사업 등 개발호재 있는 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의 집값이 4.24% 폭등했고 대전도 1.3% 올랐다. 감정원 측은 세종시 집값 상승에 대해 “인구 유입 및 입주물량 감소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세종시의 올해 입주 물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이다. 세종시 입주 물량은 2015년 1만7381가구로 정점을 찍는 등 매년 1만가구 이상이었지만, 올해 5600가구, 2021년 7668가구로 줄게 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