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에 금품 전달한 사업가 "가족 같아 순수하게 도와준 것"

입력 2020-04-01 17:40   수정 2020-04-01 17:42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아파트 구매대금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그 중 일부를 못 돌려받은 신용정보회사 회장이 뇌물이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 모(71) 신용정보회사 회장은 본인이 유 전 부시장과 20년간 알고지낸 사이라고 주장했다.

윤 씨는 "(유 전 시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은)순수한 마음으로 베푼것 뿐"이라며 "유재수와 저는 가족 같다. 먼 친척보다 훨씬 가깝다. 잘되는 걸 뒤에서 바라보는 취지였다. 지난해인가 유재수 얼굴이 화사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아버님 같은 회장님이 추천해줘서 공무원 생활하며 이거(아파트) 하나 남았다'고 자랑을 하더라"고 말했다.

윤 씨는 2011년 유 전 부시장의 장모 계좌로 현금 200만원을 송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유재수가 워싱턴에 있을 때 거기에 제가 아는 금융인과 언론인이 있었다"며 "저보고 놀러오라고 계속 그래서 도저히 시간이 안 되니 사람들과 식사나 하라고 200만원을 보내준 사실이 있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이 지정한 사람들에게 유 전 부시장 명의로 명절 선물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선물을 보내줄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윤 씨는 "유재수는 직접 부탁을 못하는 성격"이라며 "유재수가 지나가는 말로 애로점을 말하면 내가 어떻게 해야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친척보다 가깝게 지냈고 저는 제 손주 진로도 상의할 정도로 특별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유 전 부시장의 저서를 3차례 사서 다시 책을 유 전 부시장에게 보낸 것에 대해서도 "한번 정도는 유재수가 제게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며 "부산 경제부시장으로 있을 때 통화하다가 애로점 있으면 말하라고 했더니 책 이야기가 슬쩍 나오는 것 같아서 내가 '그럼 책을 사서 사인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 전 부시장의 두 아들들에게 준 돈은 "손자처럼 생각해서 준 용돈이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알았는데 이렇게 파급이 클줄 몰랐다"며 "좀 더 투명하고 절제하면서 한계를 그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가지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한편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시절 감독 대상 업체들로부터 각종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구속됐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 폭로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상당 부분을 확인했지만 감찰을 중단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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