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부는 31일(현지시간) 자동차 제조업체가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연비를 2026년까지 L당 17.2㎞로 맞추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도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2년에는 차량 평균 연비를 2025년까지 L당 23.2㎞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이번 규정 개정에 따라 연평균 연비 개선율은 5%에서 1.5%로 내려갔다. 평균 연비를 맞추지 못하는 업체는 판매량에 비례해 벌금을 내야 한다. 대형차 중심인 미국 완성차업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준은 올해까지 L당 24.3㎞, 2030년까지는 L당 28.1㎞로 올리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L당 30㎞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 가정은 이제 더 안전하고 저렴하며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를 살 것”이라며 “오래되고 안전하지 않은 고물차를 버려라. 바이 아메리카”라고 적었다.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벌금 부담을 덜어 자동차를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우리는 기후변화 거부의 결과를 감당할 수 없다”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투표로 심판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에서 환경 규제가 가장 강한 캘리포니아 등 23개 주가 이번 규정 변경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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