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한의 리스크관리 ABC] '리스크 관리' 우리 모두의 일이다

입력 2020-04-02 17:00   수정 2020-04-03 00:10

“아들아,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집을 나서는 아들 기우에게 백수 아버지 김씨가 놀라면서 하는 말이다. 아카데미상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명대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지금 더욱 마음속 깊이 다가오는 말이다.

돌발 위기에 대비해 우리는 제대로 된 계획을 갖고 사는가? 주변 이웃이 쓰러지고,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휘청거리는데 우린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 대처하고 있나. 성장은커녕 당장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해 몹시 불안하다.

대한민국은 리스크 사회다.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환경·경제·정치외교·사회·과학기술 리스크 등 한반도를 둘러싼 리스크들은 실로 다양한 데다 엄청나게 버겁기도 하다. 이런 리스크들은 서로 얽히고설켜 있어 개별 리스크를 따로 관리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세계경제포럼은 2006년부터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란 연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큰 리스크를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런 리스크들의 상호 연관성 분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스크가 문제라면 답은 ‘리스크 관리’다. 즉, 리스크 사회 대한민국을 리스크 관리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누가?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일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누구를 뽑아야 하나? 산업화·민주화에 청춘을 불사르며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외쳤던 많은 국민의 바람은 그새 또 묻혀버렸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하나?

우리 사회의 리스크 관리 향상에 앞장설 수 있는 인물에게 표를 주자. 코로나19 같은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물어보자. 지속가능 성장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한반도 안전을 위협하는 북핵 리스크는 어떻게 관리할지 물어보자.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환경 파괴·저성장·저출산·고령화 리스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보자.

아무런 대책이 없고 준비가 안 된 엉터리 국회의원, 엉터리 리더는 더 이상 필요없다. 우리가 살길은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에 있다. 대한민국 리더는 리스크 관리자가 돼야 한다. 안전한 나라, 안정된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을 평안하게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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