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레이 대표(사진)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치과들이 지난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레이는 치과용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지난해 8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글로벌 프리미엄 치과 부문에서 고성장성이 부각돼 상장 이후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엑스레이를 활용한 진단장비 사업에서 출발해 수익성 높은 치료솔루션 분야까지 확장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컸다. 주가는 올해 초 공모가(2만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5만3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복병을 만나며 3만1500원(이날 종가)으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로 중국 전역의 치과가 영업 중단에 들어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돼서다.
이 대표는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중국 시장 비중이 30%에 달한다”며 “중국 시장이 정상화 단계로 진입했고, 유럽과 미국 시장은 매출의 40%가 4분기에 집중돼 있어 코로나19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뜻하지 않게 발생한 1분기 휴지기에 각종 치과기기 부품 생산능력(CAPA) 확대에 속도를 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경기 수원공장을 증설해 CAPA를 두 배로 늘렸지만 주문이 그보다 빠르게 밀려들어 내년 이후 물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베트남에 2만㎡ 규모의 토지를 매입하고, 공장 건설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는 지난 2월 인도 업체와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한 협약도 맺었다. 그는 “CAPA를 확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생산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해외로 시설을 분산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사업인 교정솔루션 부문도 올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레이가 보유한 진단장비 기술과 3차원(3D) 프린터 기술에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진단부터 시술까지 레이 플랫폼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1분기 교정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 교정솔루션 출시 날짜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희대에서 의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의료장비 전문가다. 2004년 박사 졸업 후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레이를 창업했다. 레이는 2010년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2015년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면서 이 대표가 경영권 지분을 되찾았다. 지난달엔 헬스케어 전문 밴처캐피털(VC)인 라이프코어파트너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해 레이와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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