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2일 15:4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신규 대규모 투자는 자취를 감췄고, 자금이 풍부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거래가 그나마 유지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크레디트스위스(CS)는 굳건히 작년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톱5 안에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2일 한국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2020년 1분기 기업 M&A 및 자본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CS는 M&A에 대한 총괄적 전략을 수립하고 딜을 주도하는 재무자문 부문에서 발표 기준(본계약 체결 시점 기준으로 집계한 경영권 거래·사업부 및 영업양수도 포함)으로 조 단위 거래를 자문해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5위권 안에 든 재무자문사들이 전부 단 1건씩 만으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점이 눈길을 끌었다.
CS는 SK그룹과의 끈끈한 인연을 올해도 이어가면서 1조3321억원 규모인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사업부 매각 거래 자문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SK네트웍스 측을 대리한 CS는 지난달 말 현대오일뱅크-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인수자로 본계약(SPA)을 체결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가 매수인에게 회사를 파는 전형적인 M&A 구조에서 벗어나서 매각회사의 주요자산인 주유소 부지를 소유하는 인수자(코람코자산신탁)와 실제 운영하는 인수자(현대오일뱅크)를 컨소시엄으로 조합해 매도자와 매수인 양측이 윈윈하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경영권 지분 거래는 아니지만, CS는 SK E&S가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가 보유한 다윈(Darwin) LNG프로젝트 지분 25%를 약 46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에도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2위는 KB국민은행의 캄보디아 소액금융업체 프라삭 인수(7000억원)를 자문한 BNP파리바가 차지했다. JP모간과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가 출자한 매그너스 사모투자합자회사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5305억원)거래에서 각각 매각과 인수측 자문 카운터파트로 만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IB업계에서는 토종 증권사인 삼성증권의 순위권 진입을 높게 평가했다.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거래는 단순 지분거래가 아닌 자산별로 나누어서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이뤄진 데다, 매그나칩반도체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만큼 정교함이 요구되는 거래였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하이테크팀의 자문 실력은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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