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 주택형이 지난 1일 입찰에서 유찰됐다. 최저 입찰가격은 33억5200만원이었다.
지난해 11월 같은 주택형의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0억원이나 낮은 가격이지만 아무도 입찰서를 내지 않았다. 이 물건은 지난해 9월 41억9000만원으로 개시된 첫 경매에서도 유찰됐다. 작년 10월 2차 입찰에서는 42억3000만원에 낙찰받은 투자자가 청산 대상인 것을 뒤늦게 알고 법원에 요청해 매각결정취소를 얻어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법원 경매에서 이번까지 세 차례나 주인을 찾지 못한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매각물건명세서에 유찰 이유가 숨어 있다. 낙찰을 받더라도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지 않는 현금청산 대상 물건이었다. 현금청산이란 새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하고 종전자산평가액(감정가격×비례율)대로 보상받은 뒤 재건축사업에서 빠지는 것을 말한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매도인이 1주택자로 장기 보유하거나 이민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지위 양도가 인정된다. 하지만 이 물건의 경우 어느 한 가지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낙찰자는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고 현금청산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이 물건은 다음달 13일 감정가의 64%인 26억8100만원에 4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비업계는 이 물건의 자산평가액을 30억원 초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권리상 하자는 없지만 응찰자는 청산금액 아래로 입찰가를 써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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