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1억5000만 달러(약 1850억원) 투자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컬리는 한 때 매각설이 도는 등 경영상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번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성장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디지털스카이테크놀러지(DST), 힐하우스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등 3곳의 기존 투자자로부터 1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를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해 4월 이들 투자자 등으로부터 1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지 1년여 만이다. 컬리의 5차례에 걸친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4000억이 조금 넘는다.
컬리는 사실상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에 등극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9000억원 중반대 수준의 기업기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12번째 유니콘 기업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 참여를 꺼리면서 1조원에 못 미치게 됐다.
컬리의 이번 투자 유치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하면서 추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덕분에 성사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기존 해외 투자자들은 후속 투자 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액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최근 언택트(비대면) 소비 대표 기업으로 떠오르며 거래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 성공으로 매각설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국내 최초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선보인 컬리는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쿠팡의 로켓프레시, 이마트 슥배송의 굿모닝 등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끊임없이 매각설에 휩싸여 왔다. 실제 국내 대기업 신세계, CJ 등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컬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가격 차이로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배송업계 경쟁에 치열해 지면서 컬리가 창업 초기 때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대단한 투자 매력포인트”라며 “컬리가 앞으로 추가로 성장성을 보여줘 점유율을 늘려갈 경우 국내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황정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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