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박사방 운영진 중 한명이 현역 군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찰은 지난 3일 해당 군인이 속한 부대를 압수수색하고 이모 일병을 체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7시간여동안 조주빈의 공범 이 일병이 복무 중인 경기도의 한 군부대에서 이 일병의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신분이 군인인 경우, 재판권이 군사법원에 있으나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경찰이 수사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일병은 조 씨가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수백회 유포하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일병은 조 씨의 변호인이 밝힌 공동 운영자 3명 중 한명인 '이기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씨는 변호인을 통해 닉네임 '이기야' '붓다' '사마귀' 등 3명과 함께 대화방을 운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 일병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가 박사방 운영에 어느 정도 참여했는지, 조 씨의 범행을 얼마나 도왔는지 폭넓게 살펴볼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이기야'라는 대화명 사용자가 최근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활동했다는 주장에 따라 이 일병의 군 복무 중 텔레그램 활동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일반 사병이 일과 시간 이후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 지난해 말 입대한 이 일병이 부대 안에서 일과 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개인정보를 조 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 전 사회복무요원 최모씨(26)는 이날 밤 구속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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