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신작으로 채워진 이 동시집은 43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삼아왔던 나 시인의 맑고 섬세한 시선이 담겨 있다. 대부분 어른과 아이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따스한 시들이다. 동시집에 수록된 ‘자가용-세 살 된 민애·2’라는 시에선 ‘이담에 나 크면/ 꼭지 없는 자동차 타고/ 집에 올 거야’라는 세 살배기 아이의 음성을 전달한다. 쉽고 짧은 시지만 ‘꼭지 달린 택시’ 대신 ‘꼭지 없는 자가용’을 타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전해준다.
나 시인은 그동안 일상에서 한 송이 풀꽃처럼 보잘 것 없고 하찮은 생명에 관심을 갖고 사랑을 쏟은 시를 선보여 왔다. 그는 “동시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고요하게 하고, 맑게 한다”며 “어린 독자들이 읽는 동시집이지만 한때는 어린이였으며 어린이의 마음을 계속해서 가져야 할 필요가 있기에 어른들을 위한 동시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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