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효율 1등급 비결요?…공기 드나드는 부품 확 키웠죠"

입력 2020-04-09 18:17   수정 2020-04-1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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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건조기팀에 회사의 특명이 떨어졌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건조기를 1년 안에 내놓으라는 주문이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2020년 3월부터 건조기에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하 에너지등급)을 표시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이 컸다.

위훈 생활가전사업부 리빙개발그룹장(상무·사진)을 비롯한 건조기팀이 1년 넘게 ‘총력전’을 펼쳤다. 그 결과 올 2월 국내 최초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은 건조기 ‘삼성 그랑데 AI’가 탄생했다. 최근 서울 도산대로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만난 위 상무는 “기존 제품의 전면 ‘재설계’가 필요했다”며 쉽지 않았던 개발 과정을 소개했다.

건조기는 따뜻한 공기가 건조통에 들락날락하며 젖은 빨래를 말린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면 한 번에 많은 공기가 건조기 내부로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위 상무는 공기 이동과 건조 등에 관여하는 ‘열교환기’와 ‘컴프레서 압축실’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창문이 클수록 짧은 시간 환기가 잘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위 상무는 열 교환기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40%, 압축실은 26% 키웠다. 남은 과제는 ‘디자인’이었다. 제품 전체 크기를 거대하게 제작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나온 해법이 ‘공간 통합’이었다. 다른 부품을 한 곳에 모으고 공기가 흐르는 길을 조정하면 건조기 외관을 슬림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위 상무는 “수백 번 실험 끝에 최적의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그랑데 AI를 쓰면 기존 제품 대비 전기요금을 2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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