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석 걸린 '최대 승부처' 수도권…70여곳 표심 여전히 '안갯속'

입력 2020-04-05 18:14   수정 2020-04-06 09:06


4·15 총선을 열흘 앞둔 5일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 선거구 121곳 중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박빙 지역이 7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당이 각종 여론조사와 현지 민심 동향 조사 등을 토대로 자체 분석해 밝힌 결과다. 전국적으로는 253개 선거구 중 40%가 넘는 약 110곳이 혼전 양상을 띠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에서 민주 44곳·통합 21곳 ‘우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수도권에서 44곳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미래통합당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본 지역구는 21곳이다. 2016년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82석을, 통합당은 35석을 차지했다. 49개 의석이 걸린 서울에서 민주당은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출마한 종로를 비롯해 16곳을 우세로 꼽았고, 통합당은 강남갑·을·병 세 곳을 우세라고 봤다.

각 당이 우세 지역으로 꼽았는데도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도 상당수였다. 수도권에서만 70곳 안팎의 판세가 안갯속이다. ‘한강 벨트’로 불리는 광진을과 동대문을, 동작을, 송파을, 관악을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특히 고민정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광진을, 최재성 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대결하는 송파을을 총선 승패의 바로미터(기준)로 여기고 있다. 이 지역은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엎치락뒤치락’을 되풀이해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송파을에서 이기면 서울은 민주당의 확실한 대승”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동대문을에선 장경태 민주당 후보와 이혜훈 통합당 후보가, 동작을에선 이수진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관악을에선 정태호 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통합당 후보가 접전 중이다.

72개 의석이 걸린 인천·경기 지역은 인천 중·강화·옹진과 연수갑, 경기 고양갑, 남양주병 등지에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친조국 대 반조국’ 대결로 주목받은 남양주병에선 김용민 민주당 후보와 주광덕 통합당 후보가 1%포인트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성남중원(윤영찬 민주당·신상진 통합당)과 의정부갑(오영환 민주당·강세창 통합당), 안양 동안을(이재정 민주당·심재철 통합당) 등은 선거날이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후보 우세로 기우는 양상이지만 막판에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작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은 막판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도권만큼 치열한 ‘낙동강 벨트’ 싸움

부산·울산·경남(PK)도 일부 지역 판세가 ‘시계 제로’에 빠져 있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낙동강 벨트’ 다섯 곳에서 혼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수성’이냐, 통합당의 ‘탈환’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부산 부산진갑에서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여론조사 때마다 승패가 엇갈리고 있다. 남구을(박재호 민주당·이언주 통합당)과 해운대을(윤준호 민주당·김미애 통합당), 사하갑(최인호 민주당·김척수 통합당) 등도 혼전 양상이다. PK 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에선 김두관 민주당 후보가 나동연 통합당 후보와 1%포인트 내외 접전을 벌이고 있다.

과거 통합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강원 지역은 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약진하고 있어 판세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 당시 강원 선거구 여덟 곳 중 한 곳(원주을)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총선에선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등판한 원주갑을 포함해 최대 네 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번 총선은 민주당과 통합당 간 양당 대결 구도가 굳어지면서 경합지가 많아졌다”며 “막판에 무당층 표심이 어디로 기우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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