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초등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시범 실시한 6일 각 학교에서 에피소드가 넘쳐났다.
경기도의 한 학교 학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오늘 겪은 좌충우돌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 아이가 수업 중 욕을 하자 엄마가 소리지르는 모습, 본인의 얼굴이 화면에 잡히는 줄 모르고 아이 대신 계속 얼굴을 들이밀던 학부모 등 이루 셀 수가 없었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가장 눈길을 끈 상황은 맞벌이 부부 대신 손자를 돌보던 조부모가 수업하는 옆에서 드라마를 본 사연이었다.
드라마 대사가 온라인 수업을 통해 다 들려나갔지만 어린 초등학생은 물론 조부모 또한 평소의 가정내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상황을 인지할 수 없었다.
교육부는 5일 초등 1~2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개학을 하더라도 스마트기기 활용 없이 EBS 방송과 학습지로 원격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날 개학하는 초등 3학년 이상은 스마트기기로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수차례 개학이 연기되고 이에 대한 정책이 바뀌는 동안 학부모들도 큰 혼란을 겪었다.
한 학부모는 "인터넷으로 수업을 해야한다고 하길래 부랴부랴 노트북을 장만하고 인터넷 선 깔고 와이파이 설정해뒀는데 바로 EBS 수업으로 변경됐다길래 어이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학부모는 "저는 맞벌이 가정이라 낮시간에는 일흔 노모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데 어르신이 아이들이 디지털 장비로 수업에 온전히 참여하게끔 가정에서 지도해야 할 판국이 된 것이다. 이게 교육부가 저희 가정에게 원하는 결과인지 매우 참담하다"라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 박은혜는 자신의 SNS에 온라인 수업을 받는 두 아들의 모습을 공개하면서 "며칠 전부터 앱 깔고, 가입하고, 로그인 가르치고, 너무 여러 개고, 복잡해서 멘붕 이었는데 막상 수업 보니 선생님들 준비 많이 하신 것 같고 수업 내용도 좋았다"면서 "라이브 수업은 동시 접속자가 많아서인지 인터넷 접속이 자꾸 끊어져서 아쉬웠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정부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예전 메르스가 병원 위주로 퍼졌을때도 괜찮아진건 3개월 지나서였고 마지막 완치자 퇴원까지는 6개월 넘게 걸렸다"면서 "1월말 코로나로 난리가 났을때 4월말까지는 종식이 어렵다는 걸 정부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건가. 진짜 금방 종식될 거라고 자신만만했던 건가"라고 졸속행정을 지적했다.
"온라인 개학. 말로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 했는데 오늘 우리 아이 시범수업하는 거 보니 개판이 따로 없다. 이 짓을 하루 6~7교시씩 하라는 건 교사 아이 할 것 없이 고문이다. 효율성은 0인데 수업일수는 채워야 겠고, 교사들 온전히 월급 받기 눈치 보이니 우선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계산인 듯"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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