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당초 올 상반기로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訪韓)이 하반기로 미뤄졌다"는 보도와 관련, "왜곡 보도"라며 부인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올 상반기 방한'이라는 표현 대신 '올해 중 조기 방한'이라는 말을 써 올 상반기 시 주석 방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조기방한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한·중 양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한이 하반기로 연기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사실을 크게 왜곡한 것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월20일 코로나19 대응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통화 결과 서면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한 문제와 관련, 두 정상은 금년 상반기 방한을 변함 없이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는 외교 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2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시 주석의 방한이 상반기 중 예정돼 있다"고 했다.
일본이 코로나19 사태로 시 주석의 4월 방일 계획을 접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던 지난달 초에도 우리 외교부는 "시 주석 방한 계획은 변동 없다"고 했다. 중국 측도 이 당시 "양국이 합의한 만큼 시 주석의 방한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우리 외교부는 지난달에도 중국이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까지 코로나19를 이유로 연기해 시 주석 방한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자 "두 정상은 올 상반기 방한을 변함없이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 시기는 외교 당국 간에 조율하기로 했다"며 방한 연기설에 또 한번 선을 그었다.
원래 3월 초 열릴 예정이던 중국 양회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기돼 빠르면 이달 중·하순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건 걸림돌이다. 보통 양회는 2주 간 이어지고, 개막 일정마저도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양국의 코로나19 상황 역시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한중 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잦아들 경우 정치외교적 위상강화를 위해 시 주석이 한국을 예정대로 조기 방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오는 8일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등 코로나19 종식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시 주석은 지난달 10일 우한을 방문해 현장을 시찰함으로써 중국이 사실상 코로나19 방어전에서 종식 수준에 들어섰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실제 우리 외교부도 여전히 '올 상반기 중 방한'이라는 기존 틀을 바탕으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교부는 '2020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올 상반기 시 주석의 국빈 방문, 하반기 리커창 총리의 방한 등 한중 간 고위급 교류를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히며 "시 주석의 방일이 연기되는 등 부정적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양국이 구체적 방한 시기를 특정한 바는 없기 때문에 기존 협의 틀 속에서 변동 없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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