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하 딜로이트안진)이 국내 4대 회계법인 가운데 최초로 스포츠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중계권 등 수익사업을 비롯해 스포츠 구단의 인수합병(M&A)까지 스포츠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자문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7일 딜로이트안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월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을 발족했다. 기업 M&A 및 가치평가를 주력으로 하는 재무자문본부 산하 그룹으로,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 프로스포츠, e스포츠 등 영역 제한을 두지 않고 중계권, 스폰서쉽, 가치평가, 컨설팅을 비롯한 스포츠 산업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업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스포츠 비즈니스 그룹은 부동산 전문 컨설팅 회사인 토마스 컨설턴트 출신으로 딜로이트안진에서 리테일 부문을 이끄는 정동섭 전무가 그룹장을 맡았다. 딜로이트안진은 넥센 그룹사 출신으로 한양대 스포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은 이영재 이사를 비롯해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스포츠매니지먼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을 새롭게 영입했다. 회계법인이 가진 재무분야 전문성에 스포츠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더한 셈이다.
딜로이트안진이 스포츠 비즈니스 전담 조직을 만든 것은 스포츠 산업을 둘러싼 전 세계적인 변화에 국내 스포츠 산업이 충분히 발 맞춰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포츠 산업의 규모는 1473조원, 성장률은 연간 5.1%에 달한다. 반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추정된다. 연 평균 성장률은 약 3.7%로 평균 이하 수준이다. 이 이사는 “시청자들의 스포츠 향유 수단이 텔레비전(TV)에서 유튜브로 바뀌면서 광고 효과를 노릴 대상도 바뀌었기에 중계권 비즈니스의 형태와 대상도 달라지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중계권 협상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스포츠 산업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컨설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M&A를 비롯해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갖춘 대형 회계법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강점도 기대하고 있다. 지역 경기 활성화의 수단으로 대규모 스포츠 행사 유치를 고민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늘면서 이 같은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를 마친 뒤 남겨진 경기장과 숙소 등 각종 시설을 어떻게 재탄생시킬지도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정 전무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의 평가 및 매각 작업은 수행하는 회계법인이 강점을 가진 영역”이라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최적의 투자자를 찾아 수요와 공급을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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