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력근로제 완화, 해외건설에도 필요하다

입력 2020-04-20 17:11   수정 2020-04-2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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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180여개 국가에서 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제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해외건설 현장 근로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이뤄지는 국내 기업의 1600여 개 해외건설 시공현장 운용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해외건설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에 한국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더해져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와 함께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먼저,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 문제다. 국내 기업들도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고 발주처와 ‘불가항력’ 인정,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지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대응반을 가동해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해외건설협회도 법적 대비책 마련을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고지하는 한편,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통한 컨설팅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또 다른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원활한 인력 수급이다. 우리 해외건설 기업들은 자체적인 방역시스템 구축 및 휴가·출장 연기 등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고, 단기적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연장근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해외건설 현장에서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사안을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에 포함했다.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었지만, 1회 최대 인가 가능 기간이 4주 이내여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연속성이 중요한 해외건설 현장의 인력 수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각국 정부의 입국 금지·제한 조치로 우리 근로자의 재입국이 불가능해지는 점도 크게 우려되는 요인이다. 한정된 기간에 공사를 마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기간을 1회 최대 3개월로 확대해야 한다.

그동안 해외건설협회는 우수성이 입증된 국내 의료기관이 발급한 코로나19 음성 확인 증명서를 소지한 기업인들의 예외적 입국 허용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우리 해외건설 기업들이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예외적 입국의 당위성이 충분하다. 현재까지 중국, 베트남 등 약 8개 국가가 수용했는데 앞으로 해외건설 기업의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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