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올라탄 평화산업 '질주'

입력 2020-04-08 17:28   수정 2020-04-09 02:52

대구의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평화산업이 전반적인 자동차산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고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평화산업은 북미 지역에 있는 자동차 완성업체 F사의 B카에 적용되는 2000만달러 규모 마운트 판매 계약을 이달 중 맺을 계획이라고 8일 발표했다. 마운트는 엔진이나 모터, 감속기(전기차)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해 탑승자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핵심 부품이다. 김동관 평화산업 부회장은 “이번 계약은 북미의 전기차 시장으로 수출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폭스바겐으로부터 총 150만 대분의 전기차용 마운트(1755만달러 규모)를 수주했다.

평화산업은 자율주행 레벨 4~5 수준에서 요구되는 프리뷰 에어서스펜션도 개발하고 있다. 방지턱이나 노면 상황을 미리 파악해 에어서스펜션 기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평화산업은 BMW7,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등의 고급차와 전기차에 탑재되는 에어스프링을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개발해 국산화했다. 에어스프링은 공기의 탄성을 활용해 노면에서 차체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고 승차감을 높이는 부품이다. 차량 한 대에 네 개가 들어가는 에어스프링은 개당 가격이 수십만원대로, 기존 코일 스프링보다 부가가치가 세 배 이상 높다. 김 부회장은 “에어스프링 모듈이 양산되는 2025년부터는 이 부품의 단일 매출만 1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화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세워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 덕택에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13.7% 늘었고, 매출은 5.1% 증가한 35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년 만에 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자동차업계 불황으로 대부분 정체 내지 마이너스 성장하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김 부회장은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이지만 미래차 R&D와 투자를 강화해 연 7%의 높은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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