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대면 마케팅으로 수출 위기 극복하자

입력 2020-04-08 18:15   수정 2020-04-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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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는 보건·위생뿐만 아니라 일상 경제활동과 교역시장에서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조업 중단으로 붕괴된 글로벌 공급망에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미증유의 복합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6%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올초 회복 기미를 보이던 우리 수출은 1∼3월 1.0% 감소했고, 4월 이후 더 큰 폭으로 둔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위축된 환경에서 수출마저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과거 해외 마케팅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살아남은 종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한 종이다’는 다윈의 말처럼 우리의 대응법을 바꿔 나가야 한다. 우선 KOTRA는 본사 및 12개 지방지원단, 전 세계 127개 해외무역관이 협력해 지난 2월 초부터 우리 수출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화상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국내 기업 1300여 곳과 해외 바이어 1000여 개사 간 화상상담을 2300건 이상 지원해 총 22건, 2000만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작년 한 해 960건의 화상상담을 지원했던 것에 비춰보면 지금 우리 수출 기업이 얼마나 해외 마케팅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부와 KOTRA는 현재 15개인 국내 화상상담 부스를 60개로 늘리고, 화상상담이 가능한 해외 무역관도 44개에서 8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이 사무실과 자택에서 화상상담을 할 때도 통역·컨설팅을 지원한다. KOTRA 무역관과 공관, 동포무역인 등 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외 바이어를 만나 샘플을 전달하고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어려운 현실에서 KOTRA 무역관이 우리 기업의 현지 지사가 되는 것이다. KOTRA는 세계 127개 무역관에서 매년 국내 3500개 중소·중견 수출기업으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해외 지사 역할을 하는 ‘지사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코로나19 이후에는 3개월 단위 ‘긴급 지사화’ 사업을 하고 있다. 연말까지 전체 지사화 고객 기업 수를 1만 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 2월 이후 국내외 전시회가 대부분 취소·연기되면서 온라인 전시회를 열고 관심 바이어와 화상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KOTRA는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등 인기가 많은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국내 기업을 모아 특별 전시회를 50회 이상 개최한다. 의료기기, 전력기자재, 자동차부품,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등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10개 품목에 대해선 상시 전시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이 밖에도 KOTRA와 무역협회 등이 보유한 100만 개 해외 바이어 정보를 기업에 개방하고, 무역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품목별 유망시장과 유력 바이어를 발굴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방역 면에서 광범위한 진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역학조사, 선제적 격리 조치, 투명한 정보공개, 의료진의 헌신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코로나19 대응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교역 무대에서는 전통적 해외 마케팅 수단이 막히면서 우리 수출 기업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KOTRA 무역관, 공관 등 해외 조직을 십분 활용해 비대면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전개한다면 한국은 수출시장에서도 모범국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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