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9일 저점(1457.63)을 찍은 뒤 줄곧 올라 9일 1836.21에 마감했다. 지수 1차 급락(2월 14일~3월 19일)에 이어 반등기가 찾아오면서 하락분의 48.17%를 회복한 것이다. 하락폭 대비 복원력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다른 주가 폭락·반등 사례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가가 20% 이상 급락한 사례를 보면 회복은 ‘V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평균적으로 저점 이후 한 달간 하락분의 50% 내외가 복원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코스피지수 흐름을 보면 최초 하락기에 이어 찾아온 1차 반등기에 하락분의 64.12%가 회복됐다.
문제는 2008년에 1차 반등 이후 재차 급락이 찾아왔다는 점이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반등 고점을 찍은 뒤 다시 50.30% 하락해 938.75(10월 24일)를 찍은 게 최종 바닥이었다. 이 같은 이중바닥을 피하지 못한 건 1차 반등의 근거가 빈약했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막연한 기대가 커진 게 1차 반등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낙폭의 50%를 복원한 시점에서 이런 기대가 사라지면서 다시 조정기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코스피지수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너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다만 변수가 없지는 않다. 2008년 당시 코스피지수가 재차 폭락한 건 미국이 모기지 부실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시간을 끈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관련 대책이 나오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1조달러를 투입하면서 사태가 진정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국 재정당국과 중앙은행이 매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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