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는 지난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주간 단위 주요 경제지표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얘기다. 전주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3주 연속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3월 둘째주의 28만여 건과 비교하면 23배에 육박한다. 미국의 3월 셋째주와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각각 330만 건과 665만 건으로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3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당초 665만 건에서 687만 건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 고용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로써 미국 고용시장의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도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매주 20만 건 안팎에 머물렀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봉쇄조치가 길어지면서 실업 쓰나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업자가 아직 많다”고 보도했다. 실업자 급증으로 150만 가정이 노숙 상태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톰슨로이터 재단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중앙은행(Fed)이 정크본드와 대출담보부증권(CLO), 상업용 모기지채권까지 매입에 나선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례 없는 조치로 사실상 주식 외 모든 유가증권의 매입에 나서는 셈이다. Fed는 “모든 종류의 기업과 가계,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2조3000억달러(약 2804조원) 대출 제공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Fed는 우선 지난달 회사채 매입을 위해 설치한 프라이머리마켓기업신용기구(PMCCF), 세컨더리마켓기업신용기구(SMCCF)를 통해 기존 투자등급 회사채 외에 3월 22일을 기준으로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이 된 기업들의 정크본드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된 포드 등이 해당된다. 이른바 ‘폴른 엔젤(타락 천사)’이라고 불리는 투기등급 강등 기업의 회사채는 그동안 회사채 시장의 커다란 불안 요인이 돼왔다.
또 이들 기구와 자산담보부증권 대출기구(TALF)의 매입여력을 8500억달러까지 확대하는 한편 TALF의 매입 대상도 투자등급 상업용 MBS와 CLO까지로 확대했다. 점포 폐쇄 등으로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가 급증해 상업용 MBS는 가격이 폭락했다.
김정은 기자/뉴욕=김현석 특파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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