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의 남자'로 등장해 서울 도봉을 선거를 치렀던 인사가 있다. 급하게 선거에 투입됐지만 그는 단 6000여 표 차이로 낙선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도봉을 후보 이야기다.
오 후보는 총선에 낙선한 뒤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4년간 더욱 낮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중앙정치에서도 실력을 쌓아왔다.
4년 전 정치 신인이 아닌 원숙한 정치인으로 돌아온 오 후보. 그는 이번 총선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다음은 오 후보와의 일문일답.<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도봉에서 두 번째 도전이다. 어떠한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가?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도봉을에 전략 공천으로 와서 당선되지 못했지만 지역을 떠나지 않았다. 4년간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국회에서, 정당에서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쌓았다. 말로 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정치, 포장이 아닌 알맹이를 만드는 정치, 세상을 바꾸는 국회의원다운 소신과 실력, 그리고 추진력을 보여드리겠다.
▷ 도봉을은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데 지역 민심은 어떠한가?
도봉을은 스윙보터(선거 등 투표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 지역이다. 강북권이 민주당 강세이긴 하지만 도봉을은 다르다. 최근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계열 정당이 번갈아 당선됐고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 어느 정당도 함부로 '우리 지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지역 민심 기저에 '이번엔 바꿔보자'라는 기류가 강한 건 사실이다. 20대 총선과 달리 1대1 구도가 만들어진 것도 유리하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회적 거리 두기로 국민의 삶이 여전히 힘들다. 정부가 적절히 대응하면서 민심이 오히려 좋아지긴 했지만 국민의 삶이 너무 힘들다. 자만하면 안 된다. 위로와 공감, 소통을 통해 끝까지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김선동 통합당 후보와의 리턴매치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해왔는가?
주민의 마음을 얻는 데는 진심과 실력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4년간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하며 민심을 듣고, 집권여당의 지역위원장으로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시·구의원과 원팀으로 일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면서 공수처 설치 등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함께 했다. 일본이 부당한 경제 침략으로 우리 반도체 산업을 공격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는 활동에 앞장섰다. 지역을 지키면서 국회, 정당에서 실력을 쌓았다.
▷ 김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실력 있는 새 인물이자 집권 여당 후보다. 실력과 참신함을 동시에 갖췄다. 4년 전 경제통상, 남북관계 전문가로 문재인 대표의 손에 이끌려 정치에 입문했다. 그땐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전문가였고 지금은 정치인이자 전문가다. 즉 정치적 역량과 전문성을 모두 갖고 있다. 장기적인 얘기지만 서울 외곽에 있는 도봉은 사실 한반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경제통상, 남북관계 전문성을 살려 장기적으로 도봉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 도봉의 숙원 사업, 특히 국비와 시비가 많이 들어가는 교통 문제는 박원순 시장, 정부 여당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온 과정들이 있다. 국회에 입성하면 결과로 만들겠다. 중앙정치문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역 김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친박 중의 친박'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이점에 대해서도 우리 주민들이 분명하게 심판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 승리를 위한 주요한 전략은 무엇인가?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바람'이 불어 흩어졌던 민심이 그간 상당히 모아졌다. 분열을 많이 극복했고 민주당 지지층도 확장됐다. 구도적 측면에서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 선거는 민주당·새누리당·국민의당 3파전이었다. (국민의당을 향한) 다소 결이 다른 민심은 지금 모두 사라졌고 진보계열 단일후보로 이번 선거에 임하게 됐다. 선거에 겸손하게 임한다면 이번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번엔 바꿔보자'는 주민들의 열망이 있다. 도봉을은 17대 유인태(열린우리당)·18대 김선동(한나라당)·19대 유인태(민주통합당)·20대 김선동(새누리당) 의원으로 선거 때마다 의원을 교체해왔다. 이번 21대 총선에선 확실히 민주당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 도봉을 지역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현안은 무엇인가?
지역 최대 현안은 교통 문제다. 도봉을은 사방이 꽉 막혀있는 외진 곳으로, GTX-C노선 조기착공, KTX 동북부 연장, 경전철 확장 및 조기착공 등 교통 현안이 많다. 우선 사업 시점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특히 GTX 사업을 가속하려면 국가 예산 확보가 중요한데 이것은 국회에서 풀수 있는 문제다. 방학역~마들역 간 동북선 경전철 연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이-방학 경전철은 서울시의 여러 도시철도 사업 중 조기착공 여지가 큰 편이다. 지역에 힘 있고 유능한 여당 의원이 있다면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시의 '관문 도시' 계획 속 도봉구가 물류와 교통 중심지로 역할을 하는 미래도 그리고 있다. 또 남북관계가 뚫려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고속철도가 놓이면 도봉구가 출발지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경제적 가치도 클 것이다.
▷ 당선되면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한다.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싶은가? 1호 발의 법안으로 생각해둔 것은 있는가?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우선 생각하고 있다. 그다음에 외교통일위원회가 2순위다.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와 한중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 우리 경제가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와의 소통과 연대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경제적으로 FTA(자유무역협정) 하듯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남북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와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1호 법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이익집단의 침범 행위와 불법 행위가 있을 때 그것을 형사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많다. 모든 것을 고발하고 형사적으로 처벌하느냐 마느냐를 협상해서 경제적으로 보상하고 합의를 보면 형을 낮춰주는 이런 구조다. 그러다 보니 검찰과 경찰의 개입이 너무 많다. 우리 제도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적으로만 풀려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 다른 나라는 어떤가?
다른 나라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징벌적 기능을 하고 있다. 경제적인 불법 행위를 했으면 불법 행위와 관련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모두 토해내는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존 민사 제도는 발견된 피해자의 피해액이 10억원이라고 하면 10억원만 토해내면 되는 것이다. 어떤 경제 활동을 통해서 이득을 얻게 되는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 경제 활동 과정에서 형사 처벌을 줄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늘리는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 이번 총선을 두고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한 역사적 기로라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이 가지는 의의는 어떠하다고 보는가?
정권은 교체됐지만 그간 어려움이 많았다. 여소야대·5당 5색 국면에서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다들 '여당이 뭐 하고 있냐'고 지적하는데, 통합당에 발목 잡혀 쉽지 않은 20대 국회였다. 이번에는 최소한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개혁연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꼭 승리해야 할 선거구 3개가 있다. 도봉을과 강북갑, 관악갑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들로, 이런 지역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야 과반 개혁연대라는 목표치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개혁 블록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이를 이해하고 도와줘야 한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4년간 지역위원장으로서 도봉주민분들과 하면서 도봉의 마음을 받들기 위해 뛰었고 도봉에서 쓰일 준비를 해왔다.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간사 등을 하면서 중앙정치 경험을 쌓았고 국민에게 쓰임을 다하기 위해 준비했다. 실력을 쌓았고 준비는 이미 마쳤다. 이번에는 오기형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 더 큰 변화로 당당한 도봉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민생이 우선인 일하는 국회, 중단없는 개혁, 한반도의 평화 체제 정착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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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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