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회장 "코로나로 어려움 겪는 농업인 지원이 급선무"

입력 2020-04-10 13:06   수정 2020-04-11 01: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농업계도 농산물 생산·소비 위축, 외국인 근로자 수급 불안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업인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0년도 중앙본부 업무계획 및 비상경영대책 보고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사진)은 “세계적 코로나19 유행으로 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농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이 코로나19 대책 마련에 전력을 쏟고 있다. 230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 회장은 당선 후 성대한 취임식을 열고 대대적인 비전선포식을 통해 4년간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난 1월 말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후 현장을 찾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지난달 26일로 계획돼있던 2025 비전선포식도 연기했다.

대신 이 회장은 유찬형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비상경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지난달부터 2주에 한 번씩 비상경영대책 보고회를 열고 있다. 농협은 화훼, 친환경농산물 농가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화훼농가에 대한 1000억원의 무이자 대출을 마련했다. 농협 차원의 꽃 소비 캠페인도 벌여 10억원어치의 꽃을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화훼농가들은 졸업식이 줄취소되면서 1년 중 가장 꽃이 많이 팔리는 2월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은 코로나19가 화훼농가의 두 번째 대목인 5월 가정의달까지 이어지면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친환경농산물 농가도 개학 연기로 인한 급식 납품용 수요 급감으로 3월 1일~4월 5일까지 한 달여간 141억원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 농산물까지 합치면 이 기간 피해액은 293억원으로 늘어난다. 농협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 233억원의 농산물 급식 관련 예산을 넣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농협 자체적으로도 친환경농산물 특별판매전을 열고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보내는 정부 사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농협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 금지로 발생한 농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조합을 중심으로 귀농 준비자, 청년 농부, 농업 관련 대학 재학생 등을 모집했다. 3월 말 기준 262명의 인력이 농가 일손을 돕고 있다. 또 중앙회 전 직원이 이달 중 농가 일손 돕기에 나설 계획이다.

농협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이달 말께 비전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이 회장은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농협이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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