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 프랜차이즈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이 진출해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수요가 늘어 가정간편식(HMR)이 외식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한때 70만 개까지 늘어났던 식당 수는 어차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맛집을 제외한 영세한 식당과 경쟁력이 취약한 가맹본사들은 사라질 것이다.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규모 프랜차이즈나 생존력을 확보한 중소기업 규모의 가맹본사, 이름난 독립 브랜드 맛집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경쟁력 자체가 약화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왜 137억달러(약 16조6000억원)를 들여 미국 전역에 오프라인 매장 450개를 갖춘 식료품점 프랜차이즈 ‘홀푸드’를 인수했을까. 또 지난 2월 ‘아마존고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무인 슈퍼마켓 1호점을 미국 시애틀에 연 것일까.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조차 오프라인 매장에 탐을 내고 있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할 때 시너지가 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다. 마켓컬리, 쓱닷컴, 헬로네이처 등 국내 새벽배송 업체들이 지난해 모두 적자를 냈음에도 오아시스는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비결은 37개 오프라인 매장에 있다. 새벽배송에서 다 팔지 못하면 입고 상품을 매장에서 판매한 것이 오아시스의 성공 비결이다.
서비스업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더 많다. 사업 아이템도 무궁무진하다. 병원에도 프랜차이즈 바람이 불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같은 간판을 걸고 운영하는 피부과, 성형외과 프랜차이즈가 대표적이다. 세탁전문 프랜차이즈업체 크린토피아는 2800개 매장을 낸 데 이어 코인 빨래방을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려견 호텔, 반려견 빨래방 프랜차이즈도 속속 생기고 있다.
그동안 서비스업 분야에서 프랜차이즈화가 더뎠던 이유는 외식업처럼 식자재 물류 공급 등을 통해 본사가 수익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로열티(브랜드 사용료)를 내는 데 거부감이 점점 없어지는 분위기다. 프랜차이즈는 21세기 유통 분야에서 가장 고도화된 시스템이다. 시대의 요구에 맞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계속 생겨날 것이다.
유재은 < 프랜코컨설팅 대표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