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이 4·15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오태양 미래당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김제동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자, 오 후보는 직접 "민주당 편 안 든다고 욕하는 건 좀 심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오 후보 유세 현장을 찾아 "정의당도 좋다. 미래당이나 녹색당 같은 원외 정당도 좋다"며 "큰 정당도 좋지만 정당투표는 우리 같은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잡것'을 뜻하는 속어)들의 목소리가 정치권, 세상에 울려 퍼지고 주목받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가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는데, 자식 잃은 부모들 가슴에 칼을 꽂는 정당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정도가 보수정당 역할을 하고 정의당이나 녹색당, 미래당 정도가 민주당과 경쟁하는 정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것도 괜찮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도 괜찮다. 모두 개인의 자유"라면서도 "많은 정당이 있는데 그중 1~2석 정도는 청년들이 하는 정당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기성 정치권 모두 물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청년 몫, 청년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고 했다.
오 후보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질문에 김씨는 "고 후보랑 억수로 친하다"면서도 "미래당 지지한 거 비밀로 좀 해주면 좋겠다"며 화답했다. 오세훈 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김씨는 2011년 오 후보가 기획·진행한 '청춘 콘서트'에 강연자로 나선 인연이 있다. 이후 김 씨는 2017년 미래당(당시 우리미래)이 창당된 이후 자문위원 역할을 해왔다.
김씨의 공개 지지를 받은 오 후보는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제동이) 아마 세간에 이름을 알린 이후 정치인 선거 유세장에 첫 발걸음이었을 것이다. 쉽지 않았을 텐데 그저 고맙고 고마울 따름"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어느새 10년 인연이 되어 함께 나이 들어 간다. 좋은 일 하고도 욕 먹고 오른손 모르게 왼손으로 한 일도 욕 먹을 땐 나도 심란한데, 이제 좀 초연해지는 걸까"라며 "민주당 편 안 든다고 욕하는 건 좀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그의 말은 끝까지 깊이 새겨들어야 제 맛이 있다"며 "돈 많은 사람이 하는 자선사업이나 시혜 말고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회적 연결을 하자고 해서 김제동과 어깨동무를 함께 만들기만 하고 나는 정치의 길로 훌쩍 떠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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