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매출 손실 1.8兆…제약업계 "약가 인하 늦춰라"

입력 2020-04-12 18:24   수정 2020-04-1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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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제약업계가 최소 1조8000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딜로이트는 올해 국내 제약산업 매출을 16조802억원으로 전망했다. 2018년 17조8669억원에 비해 10% 감소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환자가 최대 46% 급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QVIA는 환자 감소 영향으로 2018년 12조4029억원이던 원외처방액이 올해 9조5502억원으로 2조8527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이 같은 매출 감소가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 위축, 고용 감소 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도 지연 또는 중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의약품 원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협회는 원재료비가 25% 오르면 약 1조700억원의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한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은 다수 원료의약품 공장을 폐쇄했고 인도에서는 26종 원료의약품 수출을 제한한 상태다.

협회는 의약품 규제 정책을 중단하고 지원을 강화해달라는 건의문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의약품 실거래가 조사를 통해 일부 품목의 약가를 낮췄다. 인하 규모는 1000억원 안팎이다.

협회는 내년 1월까지 의약품 사용량에 따라 약가를 조정하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 등으로 2000억원 규모의 약가 인하가 예정돼 있어 3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2023년으로 예정된 복제약 가격 차등제가 시행되면 6500억원 안팎의 약가 인하 효과가 생겨 제약업계의 충격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협회 관계자는 “약가 인하 등 규제 정책 도입을 경제가 회복할 때까지 중단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원료 및 필수의약품 생산설비 확충 등에 필요한 R&D 지원, 세제 혜택, 신속심사 등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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