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불참 속 최고인민회의 개최…리선권·김형준 국무위원 진입

입력 2020-04-13 08:08   수정 2020-04-13 08:10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의 제14기 3차 회의를 개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법령 채택과 예결산, 인사 등이 결정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부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 빠졌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주재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가 개최됐다.

국무위원회의 외교라인이 교체됐다. 올해 초 외무상에 발탁된 리선권,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으로 보이는 김형준이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리선권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어 국무위원으로 선출되면서 외무상 임명에 따른 당연직 성격의 지위를 모두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우리 측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면박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경우 국무위원 자격 등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회의에서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정호 인민보안상, 김정관 인민무력상 등도 국무위원에 진입했다.

신임 인사들이 국무위원에 진입하면서 리수용(전 국제담당)·태종수(전 군수담당)·리용호(전 외무상)·최부일(전 인민보안상)·노광철(전 인민무력상)은 국무위원에서 해임됐다.

내각 인사도 단행됐다. 내각 부총리로 양승호가, 자원개발상에 김철수, 기계공업상, 경공업상에 각각 김정남, 리성학이 각각 임명됐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올해 국가예산안도 승인됐다. 올해 경제 전반을 정비 보강하고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발전에 투자를 집중해 '자립 토대와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한 정면돌파전'을 재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예산 수입과 지출을 편성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올해 보건부문 예산은 전년(5.8%)에서 늘린 7.4%로 편성됐다. 전반적 국가예산지출은 지난해에 비해 6%로 늘렸다. 경제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작년보다 6.2%로 상승한 지출총액의 47.8%에 해당한 자금을 배정했다. 인민경제부문에 대한 지출을 7.2%, 과학기술부문 9.5%, 교육부문 5.1%로 각각 늘렸다. 국방비는 국가예산지출총액의 15.9% 지출을 결의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법령 '재자원화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원격교육법을 채택함에 대하여', '제대군관생활조건보장법을 채택함에 대하여'를 토의한 뒤 각각 전원찬성으로 채택했다.

당초 북한은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틀 연기했다.

한편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실내임에도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정치국 회의의 경우 소규모로 진행된 것과 달리, 최고인민회의에는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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