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남·북극 과학기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극지에 고립돼 있어 감염 우려는 덜하지만, 한 명만 감염돼도 질병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어서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남극에 있는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는 지난달부터 외부인 방문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주변 기지와의 접촉도 금지됐다. 같은달 초 기지의 관문도시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취한 조치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에 있는 북극 다산과학기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하계연구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연구활동이 하계에 주로 진행되는 만큼 올해 연구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급 일정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세종과학기지는 4월 예정이던 보급 일정을 9월 이후로 연기하고 비축 물자를 사용해 활동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장보고과학기지는 기지 대원과 보급선 승무원 간 물리적 접촉을 하지 않고 화물 하역작업을 실시했다.
남·북극에서 연구를 벌이는 국가들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아이슬란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극 연구 분야의 최대 국제행사 ‘북극과학최고회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오는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남극연구 분야의 가장 큰 학술회의 ‘남극연구위원회’는 전면 취소됐다.
유은원 해수부 해양개발과장은 “극지를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지켜내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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