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MBA에 길 있다

입력 2020-04-13 15:31   수정 2020-04-13 15:3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다행히 저는 MBA 과정에서 배운 ‘위기 관리’와 ‘비즈니스 운영’ 수업 덕분에 좀 더 수월하게 회사의 조직 관리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건국대 MBA 출신인 신창섭 버박코리아 대표는 “수의사라는 전문직으로 일하면서 MBA를 통해 경영진의 실무 역량도 키울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국내 대학의 경영대학원(MBA)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맞춰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단순히 MBA가 기업 리더 또는 직장인들이 스펙을 더하려고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라 기민한 실무 역량과 기업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는 필수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학비,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 국내 기업 환경에 맞는 맞춤형 강의 등 여러 가지 항목을 따져봐도 ‘가성비’가 탁월해 국내 MBA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MBA를 통해 실무 역량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로 변신하길 꿈꾼다. 하지만 바쁜 업무에 시달리면서 MBA과정까지 밟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일부 대학은 이 같은 수요를 감안해 주말 또는 야간 수업으로 진행하며 업무와 학업 병행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26년째를 맞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MBA과정이 대표적이다. 핀란드 알토대와 함께 운영하는 이 과정은 1년6개월(3학기)짜리 수업으로 이뤄진다. 국내에서 가장 짧은 기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7월 말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핀란드 현지에서 2주간 교육을 마치면 국내 MBA와 알토대 EMBA 학위를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중앙대도 야간·주말 MBA 과정인 CAU리더MBA를 운영하는데 토요일 수업만 참여해도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평일 야간에 수업을 듣기 어렵거나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국내 대학 MBA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해외 대학 MBA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이다. 해외 유수 대학들과의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온 덕분에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해외 MBA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다. 성균관대의 SKK GSB는 2020년 세계 MBA 평가에서 한국 1위, 아시아 13위, 세계 54위 MBA에 올랐다. 한양대 MBA는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이 발표하는 QS 세계랭킹에서 2017년 100위권 이내에 진입했고, 2018년 86위에 올랐다. 한양대 MBA 커리큘럼은 세계경영대학협회(AACSB)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각 대학 MBA들이 앞다퉈 글로벌 인재 양성을 내세우면서 교수진은 물론 학생들도 상당수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 대학이 해외 대학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복수(국내대학+해외대학)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려대가 아시아 시대를 염두에 두고 마련한 ‘에스큐브 아시아 MBA’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싱가포르국립대, 푸단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아시아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400여 명의 해외 전문가로부터 아시아 경제 및 경영에 대해 집중 교육받을 수 있다. 고려대 경영학 석사학위와 함께 싱가포르국립대 또는 푸단대 가운데 1개의 석사학위를 함께 취득할 수 있다.

또한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일부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MBA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성균관대의 SKK GSB는 오는 8월부터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과정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통계,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머신러닝 및 AI, 애널리틱스 관련 파이낸스 및 마케팅 전략 등의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다. 또한 특화 MBA프로그램 개발에 선도적인 건국대 MBA는 10년 전 국내 최초로 개설한 ‘기술경영(MOT) MBA’를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혁신 MBA’로 개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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