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혈압 관리를 잘 해와서 잠시 약 복용을 안하고 있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집에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슬슬 걱정이 됩니다."
"떨어진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밖에서 기침이라도 하면 주변에서 쳐다보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병원에 가서 혹시 다른 감염질환에 걸릴까 봐 겁이 나고요."
만성질환자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병원 방문을 잠시 미룬다는 것이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은 우리의 삶을 바꿨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이제 일상이 되어 가고 있으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소는 무조건 피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예정돼 있던 수술을 늦추는 이들마저 나타났다.
문제는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자나 진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진료를 미루다가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질병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진료를 미루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정현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은 평소 먹던 약이 떨어졌다면 병원 진료를 미뤄서는 안된다”면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평소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평소 치료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만성호흡기질환 환자들은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이면 위험한 상황에 당면할 수 있다.
심윤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금방 종료될 줄 알고 병원 방문을 잠시 미뤘다가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의사의 지시 없이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 횟수를 감량할 경우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기 걱정된다면 국민안심병원을 이용하자. 국민안심병원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줄이고 안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방문부터 입원까지 전 진료 과정에서 호흡기 환자를 다른 환자와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지난 13일 기준 전국 344개 병원이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국민안심병원에서 호흡기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은 개인 보호구를 완비하고 철저한 위생을 지켜 다른 병실로의 감염 가능성 차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병원 내 진입하고 확산될 수 있는 경로를 원천적으로 막은 것이다.
한림대의료원의 경우 지난 2월부터 IT 기술을 활용해 진료 예약단계에서부터 실제 진료까지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신속하게 구분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2월 초 코로나19 긴급 대응팀을 운영하고 의심환자 분류 체계를 구축했으며, ▲확산지역 방문 이력 ▲병원 선별진료소 진료 여부 ▲코로나19 검사시행 등 18가지 상황에 따라 환자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스템화 했다.
만약 환자가 병원 방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전화상담·처방과 대리처방은 과거 병원 진료기록이 있는 만성질환자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정성이 확보되는 경우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본인이 진료중인 병원이 해당되는지는 진료과에전화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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