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5일 오후6시 "총선모드 해제"…논란의 '실검' 돌아온다

입력 2020-04-15 10:00  


네이버가 15일 오후 6시를 기해 총선모드를 해제한다. 선거기간 일시 중단됐던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는 새롭게 개편돼 돌아온다. 새로운 실검이 과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여론 조작 논란의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자가격리 투표자를 제외한 총선 투표가 종료되는 이날 오후 6시에 맞춰 실검 서비스를 재개한다. 실검 서비스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중단돼왔다.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거나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총선 기간만이라도 실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정치권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이 일던 당시 실검이 찬반 세력 간 대결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신뢰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네이버는 실검 서비스 중단을 골자로 한 총선 관련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난 2월 중순 발표했다.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찍 공개했음에도 실검 중단 직후 논쟁에 휘말렸다. "실검 중단이 국민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공정성을 이유로 선거기간 동안 네이버 검색 순위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언론통제"라며 "국민들은 선거기간 동안 각 후보자 공약과 행위를 알 권리가 있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신속한 정보와 이슈가 중요하고 급박한 상황에서 단지 선거만을 위해 실검을 차단한 네이버의 행위에 강한 분노와 답답함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이 청원에는 1900여명이 동의했다.


실검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와 유지를 원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네이버는 서비스 개선·보완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 2월 실검 서비스를 전면 폐지한 다음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다시 시작하는 실검 서비스도 새로워졌다. 종전보다 이용자 개개인의 관심과 취향을 반영하는 데 힘썼다. 이용자가 검색어 차트의 가중치를 직접 설정해야만 차트를 볼 수 있게끔 바뀌었다.

작년 11월 실검에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어 추천시스템 '리요'를 활용하면 이용자들은 이미 개인별 설정기준에 맞춰 실검 순위 노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 개편을 통해 더 많은 이용자가 맞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네이버는 기대했다.

검색차트판도 다양한 키워드를 탐색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기존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던 검색어트렌드 서비스를 검색차트판에 조만간 적용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날 투표 종료시각에 맞춰 실검 서비스와 함께 후보자명에 대한 '자동완성 서비스', 검색어를 잘못 입력했을 때 올바른 단어를 추천해 주는 '검색어 제안' 기능도 다시 활성화한다.

단 뉴스 댓글 본인확인제는 선거기간 이후에도 잠정 유지하기로 했다. 뉴스 댓글 작성과 공감은 본인 확인을 거친 후 참여할 수 있다. 뉴스 댓글 본래의 순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처다.

네이버 측은 "본인확인제는 실명제와는 다르다. 뉴스 댓글 운영 원칙인 익명성은 그대로 유지된다"며 "전체 아이디(ID) 중 96%가 이미 본인 확인을 마쳤다. 이용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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